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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K-배터리 성공은 국가적 역량 결집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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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유례가 없는 공급망 위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물류난과 중국 봉쇄 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으로 공급망의 진영화·블록화가 가속화됐다. 여기에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화석연료에 기반한 전통적 제조 공급망의 혁신도 필요하다.


[발언대]K-배터리 성공은 국가적 역량 결집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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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은 자국 산업 보호와 육성, 핵심 광물 확보와 기술 선점을 위해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내걸고 배터리 산업 등의 공급망을 내재화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희토류를 포함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해 양자·다자 간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자원 국유화를 선언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급망을 바라보는 시각도 기업의 효율적 생산·유통 프로세스 관리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지속성장 기반의 확보라는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세계화의 진전에 힘입어 확장을 거듭해온 글로벌 공급망이 본격적인 재편의 시기를 맞으면서, 우리 기업들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새로운 시장도 확보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 특히 최근 공급망 관련 이슈는 기업이나 정부가 단독으로 대응하기 어려워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가 됐다.


지난달 20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회의에서 “배터리 산업의 육성을 위해 국가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양극재의 중간 소재인 전구체는 양극재 원가의 60~70%를 차지한다. 특히 배터리 핵심 광물 중 산화코발트·황산망간·수산화리튬 등은 중국 수입 의존도가 70~80%에 이른다. 음극재용 구상흑연은 95%에 달한다. 따라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호주·인도네시아·칠레 등 다른 자원부국으로 수입처 다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미국 재무부가 공개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배터리 세부 지침을 보면 앞으로 공개할 우려집단의 범위가 중요하다. 미국은 우려집단으로부터 공급한 부품은 2024년부터,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 우려집단에 중국 기업 또는 한·중 합작법인이 포함되면 보조금을 받지 못해 국내 업체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폭증하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려면 중국 기업과 협력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안정적으로 광물을 공급 받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려면 중국이 장악한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국에서 공급 받지 않고도 핵심 광물을 확보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고려아연이 그런 사례다. 고려아연은 니켈 제련은 물론 배터리 리사이클링과 전구체·동박 제조까지 배터리 소재 대부분을 공급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국내 배터리 산업이 니켈·전구체의 약 85%를 중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양극재 시장 규모는 2021년 173억 달러(약 22조 8000억원)에서 2030년 783억 달러(약 103조3000억)로 성장할 전망이다.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려면 정부의 과감한 연구개발(R&D)지원과 공급망 투자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배터리 산업 등을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키우려면 국가적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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