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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싫다" 임신한 러 여성, 아르헨티나 이주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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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자 입국 가능하고 시민권 취득 쉬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여성의 아르헨티나 원정출산이 늘어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아르헨티나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초까지 러시아인 중·상류층 2만2000명 이상이 아르헨티나로 이주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지난해 1월 러시아인 입국자 수는 1000명이었지만 올해 1월엔 4배 이상 늘어난 45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임신한 여성이었다. WSJ는 전쟁의 혼란에서 벗어나 아르헨티나에서 아이를 낳길 원하는 원정출산 수요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페르난데스 공립병원에서 태어난 985명 중 85명(8.6%)이 러시아 여성의 아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올해는 연초부터 지금까지 태어난 아이 168명 중 38명(22.6%)을 러시아 여성이 낳은 것으로 전해져 그 비중이 늘어났다. 민간 병원인 피노끼에또 병원에선 지난해 12월 180명의 신생아 중 50명이 러시아인 아이였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불안한 정치 상황, 전쟁 반대파에 대한 탄압, 남성 군대 강제 동원 등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자, 임신한 여성들이 본국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러시아인들은 아르헨티나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고, 원정출산시 아이는 물론 부모도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본국 출생아에게 즉시 시민권을 부여하고 부모에겐 임시 거주와 취업 허가를 제공한다. 이후 2년 내 부모 역시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아르헨티나 시민권을 얻으면 유럽을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의 아샤 다비도바(40)씨는 "모든 가족이 불과 2년 만에 여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며 "내 아이에게 또 다른 여권을 줄 수 있는 가장 쉬운 국가여서 아르헨티나를 (이주 국가로) 선택했다. 우리가 이 곳에 도착했을 땐 러시아나 다른 국가로 돌아갈 계획을 완전히 접었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네차예프(28) 씨는 "우리는 대부분 전쟁을 피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난 (전쟁의) 위험에 처했고, 끔찍한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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