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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시대의 치유자 임영웅과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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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이 다른 두 가수의 공통점은 '위로'
노래가 주는 응원이 삶의 힘으로 연결

[시시비비] 시대의 치유자 임영웅과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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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책을 읽는 습관이 있다. 주로 역사나 문화, 인물, 기업사 관련 책들이다. 최근엔 <옛 그림으로 본 서울>(최열, 혜화)을 재밌게 읽고 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목에 줄을 치며 읽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잠들곤 한다. 마치 건강검진에서 수면내시경을 할 때처럼 말이다. 한권을 정독하고 다른 책을 집어 드는 유형이 아니어서 침대 옆 책상 위엔 늘 책이 쌓여 있다.


얼마 전부터 새로운 습관이 하나 더 생겼다. 잠들기 전에 노래를 몇 곡 듣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듣기도 하고 책을 덮어놓고 노래에만 빠져들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잠깐이지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떨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도 흘린다. 이런 날은 잠도 잘 잔다. 누구의 노래일까.


지난 2021년 12월 TV조선 경연 프로그램 ‘내일은 국민가수’에서 우승한 박창근이다. 그의 노래는 마음을 흔드는 마력이 있다. 리듬의 강약을 통해 마음을 쥐었다 풀었다 한다. 노래를 통해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연결을 느끼게 한다. 노래를 잘하는 것을 넘어서는 공감의 힘을 발휘한다. ‘감성 장인’이라는 말이 지나치지 않다. 30여 년 공연 현장에서 갈고 닦은 내공이 은근하면서도 강렬하게 노래로 뿜어져 나온다. 경연에서 우승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인기는 더욱 단단해지는 흐름이다.


특히 팬카페 ‘포그니’의 활동이 주목된다. 박창근도 그렇지만 포그니 또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튀르키예 구호 성금 4500만원, 산불 피해 이재민 돕기 2200여만 원, 취약 계층 겨울나기를 돕기 위해 2600여 만 원을 시민단체에 기부했다.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에 유기농 생리대를 지원하고 사랑의 열매에 성금을 전달하는 등 여느 펜카페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창근과 팬카페의 움직임이 시너지를 발휘하는 모양새다.


포크 가수인 박창근과 결이 다른 ‘무지개 가수’ 임영웅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2020년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1위를 한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파워가 커지는 흐름이다. 99주 연속 아이돌차트 평점 랭킹 1위를 기록했고 유튜브 천만뷰 영상이 65개에 달한다. 3월 1일 개봉하는 ‘임영웅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2월 20일 오전 11시 기준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예매율 1위(27.1%)를 기록했다.


임영웅의 팬층은 5060세대 중심인 박창근보다 훨씬 폭이 넓다. 10대부터 노년층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임영웅이 트로트에서 발라드, 댄스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실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감정선을 건드리는 섬세한 터치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래소화력이 압권이다. 그의 노래 첫 소절을 듣는 순간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팬들은 ‘3초의 기적’이라 부른다.



임영웅과 박창근, 결이 다른 두 가수가 지금 시대를 풍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위로’다. 감성에 호소하는 이들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 흘리고 마음의 위로를 받는 이들이 많다. 다른 이에게 말할 수 없었던 응어리, 힘들었던 숱한 일들을 이들의 노래를 들으며 풀어내고 정화하는 것이다. 더불어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 응원의 힘도 얻는다. 그래서 이들의 노래는 개인을 위로하는 것을 넘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들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소종섭 트렌드&위켄드 매니징에디터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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