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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읽고 한국에 매료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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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읽고 한국에 매료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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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제 책을 읽는 독자 모두가 한국인이 됐으면 좋겠다."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파친코’ 개정판 출간 기자회견장에서 이민진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책을 읽으면 작품 세계로 독자가 빠져들 듯, 세계 독자가 한국에 매료됐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책에 사인할 때 ‘we are powerful family(우리는 강력한 가족)’라고 적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비록 혈연은 아니지만 우리는 연결돼 있다"면서 "내가 아니라 우리가 될 때 못 해낼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어릴 적 글쓰기를 좋아하는 소녀였지만 작가의 꿈까지 품은 것은 아니었다. 1990년대만 해도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소설을 쓰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엉뚱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이 작가가 선택한 길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나와서 변호사의 길을 걷는 것이었다.


변호사로서 바쁘게 살다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20~30대에 간암에 걸릴 수도 있다." 의사의 이런 조언은 그의 인생 항로를 바꿔놓았다. 이 작가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글을 쓰는 데 몰두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게 바로 소설 ‘파친코’다.


‘파친코’는 4대에 걸친 재일조선인 가족 이야기를 그린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2017년 미국에서 초판된 이후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세계 33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국내에는 2017년 출간된 후 지난 4월 출판사를 바꿔 개정판으로 재출간됐다. 현재 1권만 판매 중이며, 2권은 번역과정을 거쳐 8월 중에 출판할 예정이다.


지금의 ‘파친코’는 처음 썼던 내용과는 완전히 다른 버전이다. 이 작가의 남편조차 "너무 지루하다"고 할 정도로 재미가 없어 다시 썼다고 한다.


자기 작품이 미국에서 크게 주목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한류’ 영향을 꼽았다. 한국 정부가 소프트컬처 수출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콘텐츠 제작자들이 좋은 작품을 내면서 ‘한류’가 형성됐다는 얘기다. 이 작가는 "거기에 한국계 미국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쌓이면서 많은 관심이 쏠렸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번역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표현 하나하나가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는 출판사 ‘인플루엔셜’과 개정판 계약을 체결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작가는 "고심해서 쓴 표현이 번역되면서 기존 스토리텔링을 그대로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 작품을 쓴다는 건 저항적이고 혁명적인 위험한 일인데 그걸 이해해줄 출판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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