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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다이어리③] 기분 안 좋으니 한잔?…당신은 도파민의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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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5주차
'쾌락 호르몬' 도파민, 술 마시면 일시적으로 늘어나
갈수록 더 많은 술 원하는 뇌…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술 대신 운동·사랑으로 도파민↑…운동은 항우울제

[금주 다이어리③] 기분 안 좋으니 한잔?…당신은 도파민의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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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퇴근하고 한 잔?”


많은 직장인들이 설레는 한 마디입니다. 그날의 스트레스를 술로 모두 날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에 안 좋은 일이 있었거나 개인 사정으로 기분이 우울할 때 우리는 보통 술을 찾습니다. 술을 마시면 일단 기분 좋아지고 마음에 있던 이야기도 비교적 잘 털어놓을 수 있게 됩니다.


저 역시 술 마시던 때를 생각해보면 기분이 좋지 않았던 순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 받는 일을 친구에게 술 마시며 털어놓았습니다. 술을 마시며 고민을 이야기하면 뭔가 더 진솔한 것 같고, 뭔가 더 해결책이 다가가는 것 같고, 뭔가 더 함께 술 마시는 사람과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느낌도 듭니다.


술 마시면 일시적으로 도파민↑…하지만 갈수록 더 많은 술 필요해

우리는 왜 기분이 좋지 않으면 술을 찾을까요? 답은 뇌 속에 있습니다. 술을 마실 때 우리 뇌에선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도파민은 일종의 화학물질로 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많은 이들은 도파민을 ‘쾌락 호르몬’이라고도 부릅니다. 즉, 음주를 하면 일시적으로 도파민이 늘어나 기분이 좋아지는 겁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도파민이 늘어날 뿐, 인간은 곧잘 일반적인 상태로 돌아옵니다. 다음날 술에서 깨고 나면 ‘전날 왜 그렇게 신이 나서 안 해도 될 말을 했을까’라고 후회하며 우울해 하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우리의 몸은 더 강한 자극을 원한다는 점입니다. 늘어난 도파민만큼 수용체도 늘어나고, 그 수용체에 도파민을 제공해야만 우리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술로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려면 갈수록 더 많은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에 이릅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점점 도파민의 노예가 돼 가고 있었습니다. 처음 술을 마실 땐 맥주 500cc 한 잔이면 충분히 기분이 좋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500cc 맥주에 소주를 타고 있었습니다. 아예 기분 좋게 술을 마시자며 연거푸 술을 들이키기도 했습니다. 갈수록 그 양은 늘었고 음주를 쉬는 간격은 좁아졌습니다.


자칫 더 심한 우울증으로…음주 대신 운동하고 사람을 만납시다
[금주 다이어리③] 기분 안 좋으니 한잔?…당신은 도파민의 노예 이미지 = 이라스토야닷컴


이는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의 많은 이들이 술에 기댄 나머지 알코올 남용, 의존증 등으로 진료 받는 중입니다. 보건복지부의 ‘2021 알코올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알코올 사용에 의한 정신 및 행동장애 진료비는 약 1979억원에 달합니다. 2015년엔 진료비가 2248억원을 기록했을 정도로 술 관련 정신질환은 계속해서 우리를 괴롭혔습니다.


문제는 알코올 중독이 더 깊은 우울증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알코올 중독자의 극단적 선택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이란 논문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자 가운데 38.7%가 극단적 선택 시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주는 우울증 치료를 막아서기도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51%는 우울증 치료에 방해될 정도로 과도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음주 대신 어떤 방법으로 도파민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해답은 운동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운동을 하면 도파민이 증가한다는 결과를 발견했습니다. 일시적으로만 도파민을 분비했던 술과 달리 운동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을 막는 면역력과 회복력도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운동을 항우울제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술 생각날 때 혼자서 한 시간 정도 산책하고 오면 기분이 좋아지고 생각도 정리됐습니다.



낯간지러운 이야기지만 사랑도 하나의 대안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우리의 뇌에선 도파민이 흘러나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 기분이 좋고 상대방에 모든 집중력을 쏟아내는 것도 우리 몸의 화학물질 때문이었습니다. 꼭 애인이 아니라 친구를 만나 좋은 대인관계를 만드는 것도 우울증 완화에 도움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 우울할 땐 음주 대신 운동하고 사람을 만나는 건 어떨까요?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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