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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총재 입장 변화? "엔화 약세 부정적 영향도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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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총재 입장 변화? "엔화 약세 부정적 영향도 점검해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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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18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최근 엔화 약세와 관련, 기업의 사업 계획을 망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영향을 언급했다고 주요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전까지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에 전체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던 것과 달라진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중의원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 출석해 한 달 전만 해도 달러당 115~116엔이었던 엔화 환율이 최근 달러당 125~126엔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변동성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달 만에 달러당 약 10엔이 떨어졌다"며 "환율 변동성이 커 기업이 사업 계획을 세우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점에서 엔화 약세의 부정적 효과를 신중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이전까지 엔화 약세가 전반적으로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와 달리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지난주 최근의 엔화 하락이 일본 경제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즈키 재무상은 이날 의회에서도 "기업들이 아직 충분히 가격이나 임금을 인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엔화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 상황에서 엔화 약세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스즈키 재무상은 엔화 약세에 대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노린추킨 연구소의 미나미 다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재무상과 중앙은행 총재가 엔화 약세를 다르게 보고 있다는 인식을 시장에 주지 않기 위해 구로다 총재가 재무상의 견해와 좀더 가깝게 입장을 조절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나미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외환 시장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시장 개입은 BOJ의 임무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엔화 약세의 부정적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일본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의 가치를 높여주기 때문에 엔화 약세가 전체적으로는 일본 경제에 좋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취약한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BOJ가 대규모 부양 조치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엔화는 달러에 대해 소폭 하락하며 달러당 126.25엔에 거래되기도 했다. BOJ와 달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으로 전환했다. 이같은 엇갈린 통화정책 방향 탓에 엔화 약세,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엔화 약세가 일본의 경상수지 적자를 유발하고 이 때문에 엔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경상수지는 지난해 12월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엔화 가치가 달러당 130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미국 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인용해 자산운용사의 엔화 매도 규모가 지난주 사상 최대 규모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올해 9% 가량 하락했다. 주요 10개국 통화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 중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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