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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차례 절도하고 붙잡히자 "촉법인데요"…영악해진 소년 범죄,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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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매장에서 20번가량 물품을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히자 '촉법소년인데 어떻게 할 테냐'라며 폭언을 퍼부은 중학생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소년범도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면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20대 직장인 C씨는 "청소년은 성인과 다르게 대우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한다. 하지만 자신의 법적 지위를 악용해서 일부러 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범까지 죄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라며 "촉법소년이고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봐주면 진짜 피해자들은 누가 보호해 주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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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매장서 총 700여만원 금품 훔쳐
경찰에 붙잡혀도 "난 촉법" 욕설·막말
갈수록 지능화하는 소년 범죄 우려 커져
"계도 기능 상실", "촉법소년 기준 바꿔야" 시민들 공분
전문가 "70년 전 기준…꼭 지금과 부합한다고 볼 수 없어"

20차례 절도하고 붙잡히자 "촉법인데요"…영악해진 소년 범죄, 문제 없나 무인 가게에 들어가 결제기 안 현금을 챙기는 A군(13)의 모습. / 사진=MBC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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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무인 매장에서 20번가량 물품을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히자 '촉법소년인데 어떻게 할 테냐'라며 폭언을 퍼부은 중학생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소년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촉법소년' 등 소년범을 형사처벌로부터 보호하는 제도를 폐지 혹은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2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자정께 A군(13)은 한 무인 매장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는 범죄를 저질렀다.


당시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군은 인적이 없는 새벽을 틈타 매장 안으로 들어간 뒤 호주머니에서 가위를 꺼낸다. 이후 A군은 가위로 결제기를 열어젖힌 뒤, 그 안에 들어있던 현금을 챙기고는 달아난다. 단 40초 만에 벌어진 일이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이 이런 절도 범죄를 저지른 것은 이번 한 번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약 11일에 걸쳐 무려 20여회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훔친 금품의 가치는 무려 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군을 두 차례나 붙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군은 그때마다 "난 만 14세가 되지 않은 촉법소년"이라며 "처벌할 수 있겠느냐"라고 되려 욕설·막말 등을 퍼부었다.


경찰은 A군을 상대로 여죄를 조사한 뒤, 가정법원에 사건을 넘길 방침이다.


만 10세 이상에서 14세 미만인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하는 A군은 일명 '촉법소년'으로 분류된다.


20차례 절도하고 붙잡히자 "촉법인데요"…영악해진 소년 범죄, 문제 없나 지난해 강원도 원주에서 상습 차량 절도 사건을 벌인 일당이 만 14세를 넘지 않은 촉법소년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 사진=MBC 방송 캡처


현행 소년법에 따르면, 촉법소년은 형사책임이 없어 범죄를 저질러도 감호위탁·사회봉사·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전과기록은 남지 않는다.


문제는 일부 소년범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례로 지난해 초 강원도 원주 한 주택가에서 여러 차례 차량 절도 사건을 벌인 중학교 1학년생 B군 등 일당 4명이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이들은 절도한 차량을 타고 도시들을 이동하며, 차 안에 이던 신용카드를 챙겨 수십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찰은 B군 등이 당시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이들을 풀어줘야 했고, B군 등은 이후로도 차량 절도 범행을 이어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소년범죄는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8~2020 청소년 범죄 유형' 자료를 보면, 청소년 범죄 중 배임 횡령 사기 관련 지능범은 지난 2018년 9928명에서 2020년 1만1900명으로 19.9%가량 늘었다. 교통사범 및 정보통신망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등을 위반한 특별법범은 같은 기간 1만3270명에서 1만4788명으로 11.4% 증가했다. 소년법상 자신의 특별한 지위를 악용한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0차례 절도하고 붙잡히자 "촉법인데요"…영악해진 소년 범죄, 문제 없나 형사미성년자로서,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 대신 감호위탁, 사회봉사 등 보호 처분을 받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소년범도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면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20대 직장인 C씨는 "청소년은 성인과 다르게 대우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한다. 하지만 자신의 법적 지위를 악용해서 일부러 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범까지 죄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라며 "촉법소년이고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봐주면 진짜 피해자들은 누가 보호해 주나"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회사원 D씨(33)는 "어린 나이에 일탈한 범죄자를 봐주는 게 과연 교정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사소한 금품 절도로 시작한 범죄가 나중에 중범죄로 발전할지 누가 아나. 정말로 일탈 청소년들을 계도할 목적이라면 어느 정도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촉법소년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이종배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난 11일 '소년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상 만 10세 이상부터 14세 미만인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만 12세로 낮추는 게 개정법 내용의 골자다.


20차례 절도하고 붙잡히자 "촉법인데요"…영악해진 소년 범죄, 문제 없나 촉법소년 연령 상한 기준을 2세 낮추는 내용이 담긴 소년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이 의원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는 것은 국민의 법 감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며 '소년 강력범죄를 막고 범죄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합당한 형사처벌을 받게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전문가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 또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조정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형사 미성년자 기준은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에 만들어졌다"라며 "개발도상국이었던 당시와 지금은 발전 수준, 사회적 환경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때 만들어진 기준이 꼭 지금에도 들어맞는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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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재 촉법소년인 형사 미성년자 기준은 만 10~14세로 규정돼 있는데, 최근 소년 범죄가 지능화되고 있어 이전과는 달리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일부 있다"라며 "만일 지금의 소년법이 적절하지 못한 기준이라고 하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새 기준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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