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차례 절도하고 붙잡히자 "촉법인데요"…영악해진 소년 범죄, 문제 없나

시계아이콘02분 0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무인 매장에서 20번가량 물품을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히자 '촉법소년인데 어떻게 할 테냐'라며 폭언을 퍼부은 중학생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소년범도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면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20대 직장인 C씨는 "청소년은 성인과 다르게 대우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한다. 하지만 자신의 법적 지위를 악용해서 일부러 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범까지 죄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라며 "촉법소년이고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봐주면 진짜 피해자들은 누가 보호해 주나"라고 꼬집었다.

닫기
뉴스듣기

무인 매장서 총 700여만원 금품 훔쳐
경찰에 붙잡혀도 "난 촉법" 욕설·막말
갈수록 지능화하는 소년 범죄 우려 커져
"계도 기능 상실", "촉법소년 기준 바꿔야" 시민들 공분
전문가 "70년 전 기준…꼭 지금과 부합한다고 볼 수 없어"

20차례 절도하고 붙잡히자 "촉법인데요"…영악해진 소년 범죄, 문제 없나 무인 가게에 들어가 결제기 안 현금을 챙기는 A군(13)의 모습. / 사진=MBC 방송 캡처
AD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무인 매장에서 20번가량 물품을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히자 '촉법소년인데 어떻게 할 테냐'라며 폭언을 퍼부은 중학생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소년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촉법소년' 등 소년범을 형사처벌로부터 보호하는 제도를 폐지 혹은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2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자정께 A군(13)은 한 무인 매장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는 범죄를 저질렀다.


당시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군은 인적이 없는 새벽을 틈타 매장 안으로 들어간 뒤 호주머니에서 가위를 꺼낸다. 이후 A군은 가위로 결제기를 열어젖힌 뒤, 그 안에 들어있던 현금을 챙기고는 달아난다. 단 40초 만에 벌어진 일이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이 이런 절도 범죄를 저지른 것은 이번 한 번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약 11일에 걸쳐 무려 20여회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훔친 금품의 가치는 무려 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군을 두 차례나 붙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군은 그때마다 "난 만 14세가 되지 않은 촉법소년"이라며 "처벌할 수 있겠느냐"라고 되려 욕설·막말 등을 퍼부었다.


경찰은 A군을 상대로 여죄를 조사한 뒤, 가정법원에 사건을 넘길 방침이다.


만 10세 이상에서 14세 미만인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하는 A군은 일명 '촉법소년'으로 분류된다.


20차례 절도하고 붙잡히자 "촉법인데요"…영악해진 소년 범죄, 문제 없나 지난해 강원도 원주에서 상습 차량 절도 사건을 벌인 일당이 만 14세를 넘지 않은 촉법소년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 사진=MBC 방송 캡처


현행 소년법에 따르면, 촉법소년은 형사책임이 없어 범죄를 저질러도 감호위탁·사회봉사·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전과기록은 남지 않는다.


문제는 일부 소년범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례로 지난해 초 강원도 원주 한 주택가에서 여러 차례 차량 절도 사건을 벌인 중학교 1학년생 B군 등 일당 4명이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이들은 절도한 차량을 타고 도시들을 이동하며, 차 안에 이던 신용카드를 챙겨 수십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찰은 B군 등이 당시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이들을 풀어줘야 했고, B군 등은 이후로도 차량 절도 범행을 이어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소년범죄는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8~2020 청소년 범죄 유형' 자료를 보면, 청소년 범죄 중 배임 횡령 사기 관련 지능범은 지난 2018년 9928명에서 2020년 1만1900명으로 19.9%가량 늘었다. 교통사범 및 정보통신망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등을 위반한 특별법범은 같은 기간 1만3270명에서 1만4788명으로 11.4% 증가했다. 소년법상 자신의 특별한 지위를 악용한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0차례 절도하고 붙잡히자 "촉법인데요"…영악해진 소년 범죄, 문제 없나 형사미성년자로서,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 대신 감호위탁, 사회봉사 등 보호 처분을 받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소년범도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면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20대 직장인 C씨는 "청소년은 성인과 다르게 대우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한다. 하지만 자신의 법적 지위를 악용해서 일부러 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범까지 죄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라며 "촉법소년이고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봐주면 진짜 피해자들은 누가 보호해 주나"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회사원 D씨(33)는 "어린 나이에 일탈한 범죄자를 봐주는 게 과연 교정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사소한 금품 절도로 시작한 범죄가 나중에 중범죄로 발전할지 누가 아나. 정말로 일탈 청소년들을 계도할 목적이라면 어느 정도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촉법소년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이종배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난 11일 '소년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상 만 10세 이상부터 14세 미만인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만 12세로 낮추는 게 개정법 내용의 골자다.


20차례 절도하고 붙잡히자 "촉법인데요"…영악해진 소년 범죄, 문제 없나 촉법소년 연령 상한 기준을 2세 낮추는 내용이 담긴 소년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이 의원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는 것은 국민의 법 감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며 '소년 강력범죄를 막고 범죄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합당한 형사처벌을 받게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전문가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 또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조정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형사 미성년자 기준은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에 만들어졌다"라며 "개발도상국이었던 당시와 지금은 발전 수준, 사회적 환경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때 만들어진 기준이 꼭 지금에도 들어맞는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D

이어 "현재 촉법소년인 형사 미성년자 기준은 만 10~14세로 규정돼 있는데, 최근 소년 범죄가 지능화되고 있어 이전과는 달리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일부 있다"라며 "만일 지금의 소년법이 적절하지 못한 기준이라고 하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새 기준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FTA(자유무역협정)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