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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CEO가 뜬다]② “이제 ‘문송’하지 마세요”…문과 출신 PO도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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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출신 PO 적지 않아…경영학·심리학 등 전공도 다양
마이리얼트립 PO 8명 중 7명 ‘문과’…핀다는 9명 전원
‘소통 능력’ 중요시…“주변 동료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전략적 사고도 필수…MAU 등 데이터 분석 능력도
“고정된 인재상 없어…전공 중요하지 않아”

[미니CEO가 뜬다]② “이제 ‘문송’하지 마세요”…문과 출신 PO도 강세 핀테크 스타트업 '핀다'의 프로덕트오너(PO)와 마케터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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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트래블테크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의 프로덕트오너(PO·Product Owner) 8명 중 7명은 문과 계열 전공자다. 숙박, 교통, 사용자영역(UA) 등 주요 사업 부문의 담당자 대부분 문과 출신인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PO 업무에 전공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스타트업의 PO 영입전이 뜨거워지며 문과 출신 인재들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 문과 출신 PO가 강세를 보이는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 인공지능(AI) 학습 애플리케이션(앱) ‘콴다’ 운영사인 매스프레소의 PO 15명 중 절반 가량은 문과 계열 전공자다. 전공은 경영학, 영문학, 심리학 등 다양하다. 대부분 카카오, NC소프트, NHN 등에서 프로젝트매니저(PM)나 기획자 직군을 거쳤다.


PO 주요 미션은 문제 해결 능력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 ‘핀다’의 경우 PO 9명 모두 문과 계열 전공자다. 이들의 절반 이상은 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 출신이다. 핀다 관계자는 "핀테크 특성상 개발자뿐 아니라 탄탄한 금융 지식을 갖춘 인재들도 많이 필요하다"면서 "영국에서 축구행정 전문 석사 과정인 ‘피파(FIFA) 마스터’를 수료한 PO 등 출신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도 상황은 비슷하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토스에도 비(非)이공계 출신 PO가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다"면서 "컴퓨터공학 등을 전공하지 않아도 사업 아이디어를 만들고 스케일업(Scale-up)할 수 있는 역량만 있다면 누구나 PO에 도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니CEO가 뜬다]② “이제 ‘문송’하지 마세요”…문과 출신 PO도 강세


문과 출신 인재가 강세를 보이는 주된 배경은 ‘소통 능력’에 있다. PO는 제품·서비스를 구상하고 출시하는 과정에서 내부 팀원은 물론 외부 관계자와의 미팅이 잦아 원활한 소통 능력이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PO의 가장 중요한 미션 중 하나는 ‘문제 해결’"이라며 "PO가 아무리 중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해도 이를 출시하려면 주변 동료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PO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사고능력은 또 다른 배경이다. 전략적 사고가 필수적이다. PO는 팀의 비전을 비롯해 제품·서비스 방향성, 수익 목표 등을 전략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사용자1명당수익(AMPU) 등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 기획·개발 과정에 수시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논리력과 분석력도 필요하다. 최근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대표는 "PO를 뽑을 때 빠른 의사결정 능력과 데이터 분석가로서의 역량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면서 "PO의 핵심역량은 누구든지 납득할 수 있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로 서비스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된 인재상 없어"

제2벤처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창업 생태계가 커지며 네이버·카카오를 필두로 하는 IT 업종 외에도 여러 산업군에서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했다. 패션, 금융, 교육 등 스타트업 영역이 과거 대비 확장된 만큼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필요해졌다는 얘기다. 과거 IT 개발자 등 이과 출신 인재에만 집중됐던 스타트업의 인력 쟁탈전이 다변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스타트업 PO는 "고정된 인재상이 없어 전공이나 경력에 큰 장애물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PO는 "다양한 분야의 이해도와 함께 기획자나 PM 등으로 일하며 쌓은 경험이 전공보다 훨씬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문과 출신 인재에 대한 업계 처우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개발자들에 비해 연봉, 스톡옵션 등에서 뒤지던 문과 전공자에 대한 처우도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벤처캐피털(VC) 등의 투자 규모가 커지며 스타트업들이 인재 영입의 밑천을 마련한 영향도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VC의 올 상반기 투자금은 3조73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554억원) 대비 8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VC에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도 841개사에서 1166개사로 38.6% 늘었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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