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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출 수 없다" 머스크가 뱃값 10% 더 쳐준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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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머스크, 지난 2월부터 메탄올추진 컨선 협상
후판가격 급등했으나 100% 선가 반영
CO₂ 年100만t 절감…"친환경 선박시장 선도"

"더 늦출 수 없다" 머스크가 뱃값 10% 더 쳐준 배경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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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세계 최대 선사 머스크는 올해 2월부터 현대중공업을 단독 협상 대상자로 정해 메탄올을 연료로 쓰는 대형 컨테이너선 주문을 타진해왔다. 메탄올은 오염물질을 덜 배출해 환경친화적인 동력원으로 꼽힌다.


협상 도중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값이 50%가량 올랐다. 후판 공급가는 통상 조선사와 철강업체간 개별협상에 따라 결정짓는데, 최근 수년째 가격을 동결해왔던 터라 이번 대폭 올렸다. 올 상반기 t당 70만원 선에서 110만원 안팎으로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선종마다 차이는 있으나 후판은 뱃값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대번에 계약금액이 10% 정도 오른 셈인데, 머스크는 오른 비용을 모두 받아줬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엔진 개발·제작을 하고 있는데다 관계사(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한 중형 메탄올 선박을 운항해본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짓는 선박은 1만6000TEU(20ft 컨테이너 1개분량이 1TEU)급으로 총 8척을 건조키로 했으며 계약액은 1조6474억원에 달한다. 척당 가격이 2000억원을 웃돌아 고부가선박으로 꼽히는 LNG선에 맞먹는 수준이다. 옵션 4척이 있어 추가 발주 가능성도 높다. 대형 선박의 경우 초반 설계에 상당한 시간·비용이 들고 이후부터는 줄여나갈 수 있다. 같은 배를 여러 척 만들 경우 그만큼 수익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현대중공업 역시 이번 프로젝트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 늦출 수 없다" 머스크가 뱃값 10% 더 쳐준 배경은 포스코의 원료 수송을 전담하는 벌크선 HL그린호. 벌크선으로선 세계 최초로 유해물질 배출이 적은 LNG를 연료로 쓴다. 탄소중립은 해운사는 물론 고객사인 화주의 사업에도 영향을 끼치는 이슈다.<포스코 제공>


이산화탄소 배출량 따져 퇴출여부 결정
기존 노후선대 친환경연료 선박 교체 활발

수년 내 강화될 환경규제에 맞춰 글로벌 주요 선사는 기존 노후선박을 처분하는 한편 메탄올이나 액화천연가스(LNG) 같은 친환경 연료를 쓰는 배로 바꿔나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나 유럽집행위원회(EC) 등이 마련한 로드맵에 따라 유해물질 배출량을 줄여야하기 때문이다. 벙커씨유 등 과거 선박이 주로 쓰던 값싼 연료는 황산화물 등 유해물질을 많이 배출해 해운·조선사는 그간 이를 줄이는 스크러법을 다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앞으로는 이마저도 쉽지 않아진 만큼 아예 새 배를 갖춰나가고 있는 것이다. 당장 후년부터 운항중인 선박이 얼마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지 심사를 받아 등급을 매기고 퇴출여부가 결정된다. 유럽에선 당장 내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해운업에도 적용키로 했다. 당장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생겼다. 머스크 이후 다른 선사들이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배경이다.


"더 늦출 수 없다" 머스크가 뱃값 10% 더 쳐준 배경은 지난달 24일 건조계약을 맺은 머스크와 한국조선해양 경영진<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환경기준을 맞추지 못할 경우 국제기구 차원의 규제는 물론 화주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 원재료를 수급해오는 순간부터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모든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따지는 만큼, 국제 물동량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해운사로서도 환경친화적인 선대를 운용해야 한다.



머스크는 이번에 주문한 메탄올 추진 대형 컨테이너선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100만t 정도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 측은 "메탄올 선박은 해운업계에서 처음으로 고객(화주)에게 진정한 탄소중립을 실현시켜 줄 것"이라며 "대형 화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자신들의 공급망을 탄소중립화하거나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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