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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냐 문파당이냐…與 '쇄신' 보여줄 수 있나 [한승곤의 정치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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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온라인투표 시작
조응천 "문파 여러분, 이제 놓아주십시오"
윤건영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해야"
김용민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하는 지지자들"

민주당이냐 문파당이냐…與 '쇄신' 보여줄 수 있나 [한승곤의 정치수첩] 문재인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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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쇄신'이냐 '문파 정당'이냐.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사흘 앞둔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일각에서는 칭하는 말이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초선 의원들의 이른바 '조국 사태 반성'은 '친문'(親文) 세력과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인 '문파'의 '문자폭탄'으로 사실상 그 흔적조차 사라졌다.


이렇다 보니 문파에 대한 당내 비판적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반면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어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민주당 쇄신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간 문파는 의원들의 소신 목소리를 막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파가 아닌 국민들께도 다가가서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당 소속 의원들을) 좀 놓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여러분들의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육두문자나 욕설 등의 험한 말로 점철된 문자폭탄을 의원들에게 수시로 보내는 행동에 대해 여론은 별로 호의적이지 않고, 문자폭탄에 따라 의원들이 오락가락하는 것에는 더욱 좋지 않게 바라본다"며 "그런데도 굳이 '문자 행동'을 계속 하면 민주당과 문파에 대해 민심이 호감을 갖겠는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이냐 문파당이냐…與 '쇄신' 보여줄 수 있나 [한승곤의 정치수첩]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 의원 우려와 같이 앞서 조국 사태 등 당 내부 비판을 시도한 초선 의원들은 문파들에게 '초선 5적'으로 몰린 바 있다. 논란이 지속하자 당시 허영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구 탓이나 어느 세력 탓으로 돌릴 문제는 아니고,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인정하고 해결해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반성하고 쇄신할 내용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이 같은 문자행동을 독려하는 의견도 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2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문파는) 강성 지지자라고 표현될 수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지지자들로 생각한다"라며 "(문자행동은) 오히려 더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적극적인 의사 표시는 권장돼야 한다"며 "국회의원 같은 경우에는 국민의 목소리, 당원의 목소리를 계속 청취해야 하며 소통 통로가 없고 통로들이 끊겨 있기에 (지지자들이)선택할 수 있는 게 문자들"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냐 문파당이냐…與 '쇄신' 보여줄 수 있나 [한승곤의 정치수첩]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선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이 '문파'를 향해 의원들을 놓아달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에 대해 "저희가 선출직이지 않습니까.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조응천 의원님께서는 그런 말씀 하실 수 있다"면서도 "다만 내용이 개인 신상을 심각하게 모독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거나 어느 수준을 넘었다고 하면 그건 문제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는 다양한 구성원이 있다. 색깔로 비유하면 빨주노초파남보를 넘어서 정말 많은 색깔이 있다"며 "그중에서 몇몇 색깔이 도드라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색깔이 다른 색을 지울 순 없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다양성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색깔이 다양하다고 해서 문제 삼을 순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다만 당원들 의사 표현의 수위와 내용이 욕설이나 인신 모독이나 이러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냐 문파당이냐…與 '쇄신' 보여줄 수 있나 [한승곤의 정치수첩] 2019년 1월5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신년 행사인 '문파 라이브 에이드-해피뉴이어 토크쇼'가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파를 둘러싼 평가가 이같이 엇갈리는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힌 40대 회사원 이 모씨는 "여러 의견이 나오는 것 자체는 소통으로 볼 수 있겠지만, 단 하나 목소리만 나오면 소통이 아니라 불통이다"라며 문파를 지적했다.


반면 또 다른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문파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일에 모든 당원이 같은 주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검찰개혁 등 청와대와 여당이 추진하는 일 정도는 모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28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해 대의원·권리당원 투표를 시작했다. 대상 선거인수는 71만464명(전국대의원 15905명, 권리당원 69만4559명)으로 28∼29일 온라인 투표, 30일∼내달 2일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로 진행된다. 국민과 일반당원 여론조사는 29∼30일 이틀간 진행된다.



투표 결과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국민 10%, △일반 당원 5%의 비율로 각각 반영된다. 당 대표에는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후보가 최고위원에는 강병원, 황명선, 김용민, 전혜숙, 서삼석, 백혜련, 김영배 후보(이상 기호순)가 출사표를 던졌다. 5·2 전당대회에서는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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