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Q 영업익 줄었지만 '쇼핑·웹툰' 글로벌 날개(종합)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네이버가 1분기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부문이 모두 성장하면서 1조원 중반대 매출을 올렸다. 다만 늘어난 인건비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다. 네이버는 향후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기회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1분기 영업익 주춤…'주식 보상 영향'

네이버는 1분기 매출이 1조4991억원, 영업이익이 2888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매출은 전년대비 29.8% 증가, 영업이익은 1%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 감소는 임직원들에 부여한 주식선택매수권(스톡옵션) 등 주식보상비용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사상 최대치인 44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3.7%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달 1일 라인과 Z홀딩스가 경영통합을 완료하면서 15조31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라인 계열의 회계적 처분 손익, 즉 '라인 몸값'이 반영된 수치로, 현금의 유출입이 수반되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쇼핑·웹툰 날개 달았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광고 등이 포함된 서치플랫폼 매출은 752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6.8% 늘었다. 신규 광고주 유입, 지면 확대·매칭 기술 개선 등 플랫폼 고도화에 따른 결과다. 특히 성과형 광고(클릭한 횟수 만큼 광고비를 받는 방식)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디스플레이 매출은 전년 대비 46.4% 증가했다.

커머스 부문 매출은 3244억원으로 전년대비 40.3% 증가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45만개, 브랜드스토어는 320개로 확대됐다. 스마트스토어의 월평균 신규 판매자 수는 3만3000명을 돌파했고, '쇼핑라이브' 거래액은 6개월 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네이버는 올해 스마트스토어 거래 목표액을 25조원으로 잡았다.

네이버는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한 신세계·이마트와 신선식품, 물류, 명품 분야 협력을 논의하며 커머스 사업 확대에 나섰다. 올해 8월부터 신선식품 장보기와 물류 분야에서 협력해 다른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핀테크 부문 매출은 20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2.2% 성장한 수치다.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전년 대비 56% 성장한 8조4000억원이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후불결제 서비스 베타테스트를 시작하며 씬파일러(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핀테크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

웹툰 등 콘텐츠 사업의 성장세도 거세다. 웹툰, 스노우, 브이라이브 등이 포함된 콘텐츠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08억원이었다. 특히 웹툰 매출은 전년 대비 43% 성장했다. 웹툰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충성도 확대로 결제 이용자 전환 비율이 높아진 결과다.

클라우드 부문은 전년 대비 71.1% 증가한 8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공공영역에서 10배가 넘는 매출 증가에 힘입어 클라우드 플랫폼의 매출은 전년 대비 168% 성장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분기에는 서치플랫폼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신사업 영역들 모두가 큰 성장세를 보였고 왓패드 인수, 신세계·이마트와 지분 교환, 라인·Z홀딩스 경영통합 등 의미있는 투자와 협력의 성과들도 있었다"면서 "글로벌에서의 사업적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최고 인재들의 역량 확보 역시 중요한 만큼 선진적인 보상체계 구축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략 '가속화'

네이버는 이날 쇼핑, 콘텐츠 부분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일본 스마트스토어 출시를 통해 글로벌 커머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면서 "스페인 최대 리셀 플랫폼 '왈라팝'과 인도네시아 최대 종합 미디어그룹 '엠텍'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에서 다양한 사업 확장을 위한 기회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글로벌 매출 비중을 30%까지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과거 라인 포함 해외 매출 비중이 35%까지 갔었는데 수년 내 라인 제외하고 해외 매출 비중이 그 정도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5월 캐나다의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창작 생태계 조성에 집중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미국 자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에 2040억원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 웹툰 시장에서 1위 탈환도 목표로 삼았다. 한 대표는 "5월부터 (왓패드와) 이용자 트래픽 교류를 시작하고 파급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동시에 출시해 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웹툰, 웹소설 외에도 왓패드에서 진행 중인 90여개의 영상 프로젝트를 통해 2차 저작물 사업을 확장하고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웹툰에서 검증한 수익모델을 왓패드에 이식해, 글로벌 이용자를 바탕으로 창출된 수익이 배분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글로벌 창작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