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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마리 토끼 놓친 한미연합훈련 진행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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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마리 토끼 놓친 한미연합훈련 진행되나 한미가 5일부터 연합군사훈련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15년 12월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에서 열린 한미연합 도하작전 훈련에서 미2사단 M1A2 SEP 전차가 부교를 건너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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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다음달 진행될 한미 연합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이란 효과도 없이 북한만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 연합훈련의 규모와 기간이 축소됨에 따라 이번 훈련에서 우리 측 인원은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 내 지휘소를 이용하게 됐다. 훈련이 축소되지 않았다면 수도방위사령부 내 ‘B1 벙커’가 활용될 예정이었다. 합동참모본부 인원이 B1 벙커로 이동하지 않는 것은 훈련기간 중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한 조치다. 그러나 전시상황을 가정한 최적의 장소에서 훈련을 하지 않게 된 것이라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이번 훈련을 전작권 전환의 전제 조건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기회로 삼으려는 한국 측 계획은 이루어지지 않게 됐다. 애초 우리 군은 1부 방어, 2부 반격으로 나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하고 전작권을 행사할 미래연합군사령부의 FOC를 검증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 측에서 코로나19 확산세로 대규모 증원 인력이 국내로 들어오기 어려워지자 규모와 기간을 축소하자는 입장 내비쳐왔다. 결국 한미는 연합훈련기간을 당초 16일에서 9일로 줄이기로 했다. 실제 병력이 동원되는 야외 실기동훈련(FTX)은 아예 취소돼 FOC 검증요소를 확인하기 역부족이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합참인원이 예비 지휘소 성격의 합참 청사에서 훈련할 경우 실전 같은 훈련이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훈련 축소에는 코로나19 상황뿐 아니라 대대적 군사훈련으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일종의 ‘존재감 과시’로 북 측이 도발의 명분을 찾고 있기에,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야기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조언을 양국에 해왔다.


그러나 이번 훈련 축소 결정이 북 측의 반발을 잠재우는 데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초 노동당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남측이) 군사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 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계속 외면하고 있다"며 남측의 태도에 따라 남북 관계가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경우 북미 대화 재개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힘을 싣고 있는 정부의 노력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훈련의 규모와 형식의 여부를 떠나 국가방위력을 키운다는 명분으로 도발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연합훈련을 큰 틀에서 취소했다면 북한에게 도발을 할 여지를 없애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기간과 규모가 축소된 이번 연합훈련은 FOC를 완벽하게 검증도 못하고 북한에게 도발의 빌미를 제공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결국 다 놓친 꼴"이라고 지적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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