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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의 나노소포체, 암 전이의 '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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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간으로 유방암 간 전이 과정 규명
유방암 나노소포체가 암 씨앗과 혈관 간 접착 늘려

유방암의 나노소포체, 암 전이의 '비료' 24일자 ACS Nano 표지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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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유방암이 간에 전이되는 과정이 새롭게 밝혀졌다. 유방암에서 나오는 나노소포체가 유방암의 씨앗을 다른 장기에 더욱 잘 달라붙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간으로 전이 빈도가 높은 췌장암, 대장암 등의 전이 과정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윤경 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기초과학연구원 첨단연성물질연구단 그룹리더)팀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ACS Nano의 표지논문으로 최근 실었다고 30일 밝혔다.


3D간 칩으로 유방암 전이 과정을 밝히다
유방암의 나노소포체, 암 전이의 '비료' 유방암 유래 나노 소포체에 의해 간 혈관세포에 부착되는 유방암 세포 양이 증가함

연구팀은 암 세포에서 나온 나노소포체가 암 전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에 대해 밝혀냈다. 나노소포체는 세포가 배출하는 나노미터(1nm, 10-9) 수준의 행낭이다. 세포들은 소포체 안에 각종 단백질 정보를 담아 서로 소통한다. 암세포 역시 나노소포체를 배출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암세포에서 나온 나노소포체가 암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간세포가 배양된 칩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유방암에서 나온 나노소포체가 간의 혈관벽을 더 끈끈하게 만든다는 것을 관찰했다. 나노소포체 표면의 종양성장인자(TGFβ1)가 혈관벽의 끈끈이 단백질인 파이브로넥틴 양을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방암 씨앗(순환 종양 세포)이 혈관벽에 3배 이상 더 잘 달라붙게 됐다.


조윤경 교수는 "장기에 암 세포가 뿌리내리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전이가 잘 발생한다는 '토양과 씨앗' 가설이 이번 연구로 힘을 얻게 됐다"며 "나노소포체는 이 과정에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비료'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김준영 UNIST 생명과학부 박사는 "장기-온-어-칩(Organ-on-a-Chip) 기술을 나노소포체에 의한 암 전이 과정을 이해하는 데 최초로 적용했다"며 "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를 함께 배양해 인체 간 조직과 유사 할 뿐만 아니라 혈액을 흘려보낼 수 있어 혈액 속에 포함된 나노소포체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췌장암 나노소포체도 암 전이의 비료 역할
유방암의 나노소포체, 암 전이의 '비료' 유방암의 간 전이현상과 간을 모방한 인공간칩(Liver-on-a-Chip)의 구조

연구팀은 유방암 외에도 간 전이가 잘 발생하는 암, 간 전이가 발생하지 않는 암, 건강한 사람의 나노소포체 등을 대조군으로 활용해 나노소포체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입증했다. 간 전이가 잘 발생하는 췌장암 유래 나노 소포체는 유방암 유래 나노소포체와 동일한 기능을 했다. 또 간 전이가 발생한 유방암 환자는 간 전이가 발생하는 않은 유방암 환자나 정상인보다 나노 소포체의 종양성장인자 발현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나노 소포체의 종양성장인자 발현과 순환종양세포의 접착 수 증가 간 연관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조 교수는 "유방암의 간 전이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간 전이 빈도가 높은 췌장암, 대장암 등의 전이 과정도 밝혀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간은 전이암 발생빈도가 매우 높고, 전이 암 발생 시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며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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