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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속 올라가는 저축률"…중앙은행들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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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속 각국 저축률 올라가
억눌린 소비의 반영 vs 비상시를 대비한 자금
경제 활동 재개 이후 저축률 추이가 경기 회복 속도 결정 변수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각국 가계들이 저축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들은 개별 가계가 쌓아둔 이 돈이 향후 경기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자칫 이 돈이 통장 잔고로만 머물러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 올라가는 저축률"…중앙은행들 '고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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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미국과 유럽, 아시아 일대에서 저축률(가처분 소득 대비 저축액)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가령 올해 1분기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국가)의 저축률은 16.9%를 기록해 전년 동기(12.7%)보다 4.2% 포인트 늘었다.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이런 저축률은 1999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도 올해 연초 저축률은 7.9% 수준이었으나 올해 4월에는 32%까지 치솟았다.


가계저축률이 이처럼 오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각국 경제가 봉쇄를 선택하면서 소비를 할 수 없어 비자발적으로 저축을 늘렸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가구들이 비상용으로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쌓여만 가는 이 돈의 향방에 각국 중앙은행이 민감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향후 경기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이 경제활동 재개 후 가계들이 소비를 늘린다면 경기는 빠른 속도로 늘 수 있지만, 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저축률이 계속 늘어난다면 소비부진→경기회복 지연→높은 실업률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마다 이 저축액의 성격을 둘러싼 관점은 제각각 다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저축액이 늘어나는 이유는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설명했다. 반면 영국중앙은행(BOE)의 앤디 홀데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봉쇄 등으로 인한 비자발적 저축 규모가, 불확실성 등에 대비한 저축보다 클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소비 관련 지표들이 일단 빠른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쓸 곳을 찾지 못해 저축이 늘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소매판매가 늘면서, 전년 수준을 상회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국 정부가 실업 관련 대책을 쏟아내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실업대란이 곧바로 현실화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계 역시 이런 위기 상황에 대비해 끌어안고 있다는 것이다. 카타리나 우테뫼르 알리안츠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경우 경제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이들 나라의 경우 비상시를 대비한 저축액이 늘고 있다"며 "실업이나 기업이나 가계의 예방적인 저축이 늘면서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할 수 있는 보건 시스템의 효율성이 향후 경제 방향을 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나라의 경우 V자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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