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수출 감소에도...친환경차 수출 年33.1% 늘었다

친환경차 수출 2012년~2018년 연평균 33.1% ↑
각국 친환경차 정책에 힘입어 글로벌 수요 급증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최근 몇 년간 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차 라인업이 확대되고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2012년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4.2% 감소한 반면, 친환경차 수출은 연평균 33.1%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사진=현대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친환경차 수출이 급증한 이유는 하이브리드·전기·수소전기 등 다양한 차종의 개발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국산 친환경차 수출은 2010년 쏘나타에 HEV 기술을 적용한 모델을 시작으로, 2013년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2015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HEV·EV·FCEV·PHEV 등 모든 동력원을 기반으로 한 수출모델 14종이 투입됐다.

관련 기술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 기아차 쏘울EV는 출시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주행거리를 2배 넘게 확대했으며, 현대차 아이오닉EV는 2017~2018년 미국에서 판매 중인 소형차 가운데 연료효율이 가장 우수한 자동차로 선정된 바 있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차 지원정책도 수출 증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미국은 전기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7500달러의 세금공제와 도로통행 우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하이브리드 차량의 구매세를 일반차량 대비 25% 수준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글로벌 친환경차 수요는 최근 5년간 연평균 21.2% 증가하며, 2016년 245만대에서 2018년 408만대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4.4%를 친환경차가 차지했다.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친환경차의 경우 보급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보조금 등 혜택이 필요하며, 실제 보조금 형태에 따라 판매량이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설명이다.

지역별 수출실적은 2014년까지 북미지역이 90% 이상을 차지했으나 2018년에는 EU지역(45.7%)이 최대 수출지역으로 부상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이스라엘, 영국, 독일 순으로 친환경차가 많이 수출됐다. 특히 이스라엘은 전체 자동차 수출 비중은 1.9%로 12위에 불과하지만, 친환경차만 보면 11.8%로 미국 다음으로 비중이 높았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자동차연구기관 IHS는 2030년 전세계 자동차 판매 중 친환경차의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우리 자동차 업계도 글로벌 온실가스감축 등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친환경차 중심으로 차량 개발을 확대하고 시장별 대응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