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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목선' 진입한 날 軍수뇌부 대책회의…이틀후 '축소'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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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 대부분 참석
軍경계에 문제 있었단 인식 가진 상태서 회의
정작 이틀 후 브리핑에선 "경계작전 문제 없어"

'北목선' 진입한 날 軍수뇌부 대책회의…이틀후 '축소' 브리핑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2019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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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했던 지난 15일 오전, 군 수뇌부들은 합동참모본부 지하 벙커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상황을 공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군은 이틀 후 국방부 익명 브리핑에서 "확인이 안됐다"며 대부분의 중요 사실들을 숨겼다. 때문에 당시 회의에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중심으로 사건 축소를 조율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5일 오전 지하벙커에서 대책회의를 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당시 회의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군 수뇌부 대부분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는 당일 오전 6시50분 주민의 신고로 북한 목선의 입항 사실을 알게된 해경이 군에 이를 전파한 직후 열렸다. 최 대변인은 "우리 군의 경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인식을 가진 상태에서 회의를 한 거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전반적인 상황을 다 봐야 되는 부분이니까 인식이 충분히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당시 군은 북한 선원들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한 해경으로부터 주된 내용을 보고 받은 상태였다. 때문에 국방부와 합참 수뇌부 역시 북한 목선의 입항 상황에 대해 모두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틀 후인 17일 국방부와 합참 주요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익명 언론 브리핑에서 군은 북한 어선 발견 장소를 삼척항 '인근'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 목선이 엔진을 가동해 스스로 삼척항에 정박했음에도 "기관 고장으로 표류했다"고 말했다.


군이 경계 태세의 미비점을 감추기 위해 초기 대응 단계부터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군 관계자는 "전반적인 해상·해안 경계 작전에는 문제 없었다"며 파도가 높아 북한 목선을 식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국방부와 합참이 청와대와 사전 조율하면서 언론 대응 방향을 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군에 따르면 현역 해군 대령으로 청와대에 파견나간 A행정관은 지난 17일 국방부 익명 브리핑 현장에 몰래 참석했다. 청와대 행정관이 국방부 기자실에서 진행되는 익명 브리핑에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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