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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도 못 하던 "나는" 쓰는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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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연설에서 '나', '나는' 사용
"김일성도 할 수 없었던 표현"
"1인 절대권력구조 더 강해져"
"최룡해 '2인자'? 실권 없어"

김일성도 못 하던 "나는" 쓰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 참석했다. 조선중앙TV가 13일 오후 방영한 영상에는 시정연설을 마친 김정은 위원장과 허리 숙여 악수하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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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지난주 연이은 정치행사를 통해 '김정은 유일 지도체제'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인자로 부각된 모습이나 실상은 1인 권력체제가 더욱 굳게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15일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시정연설에서 '나는' 이라는 표현을 여러번 사용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번 최고인민회의 등을 계기로 외형상 북한이 정상국가에로 좀 다가갔다고 볼수 있으나 내용적으로는 김정은의 '일인 절대권력구조'가 더 강화되었다"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그는 "북한의 당과 국가를 대표하여 정책방향을 밝히는 시정연설에서 '우리는',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는'라는 기존 공식표현들 대신 '나는'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김일성이 '나는'이라는 표현을 내부 회의들에서는 사용했으나 당 대회 보고서나 최고인민회의 앞에서 하는 시정연설에서 사용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인자'로 거론되는 최 상임위원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오히려 힘이 빠진 것으로 분석했다. 그의 직전 보직은 당 조직지도부장이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모든 실정을 장악ㆍ통제하는 당 조직지도부 청사를 떠나,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외국사절 외에는 별로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청사로 이사했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도 "(최룡해는) 과중한 업무를 담당하는 당 조직지도부장에서, 상징적 지위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업무 부담이 적은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에 임명됐다"면서 "병환(당뇨) 중인 최룡해의 (실질적) 역할은 감소하고 상징적 위상만 제고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일성도 못 하던 "나는" 쓰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자 1면에 전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재추대된 소식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이날 오후 공개한 12일자 노동신문.

한편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서 장기전을 예고한 북한이 군수공업 중심의 경제체제를 민수경제 체제로 본격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군수공업에 치우진 노동력·자원 집중은 민생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아왔다. 핵 무력 완성으로 군수 역량을 민수로 돌려도 된다는 자신감도 묻어있다.


지난 11일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새 내각 총리에 김재룡 전 자강도 당 위원장이 임명된 것은 민수경제 체제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태 전 공사는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북한은) 군수공업이 밀집돼 있는 자강도의 당 위원장인 김재룡을 내각총리에 임명하고 군수공업을 주관하던 리만건을 당 부위원장으로 옮겨앉혔다"면서 "지난 수십년 동안 군수공업에 종사했던 많은 사람들을 민수공업쪽으로 돌려 앉히고 있는 것으로, 향후 북한경제에서 군수공업의 비중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그만큼 북한의 경제사정이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역사상 처음으로 군수공업을 줄이는 조치를 취해 나간다는 것 자체가 현 대북제재가 북한경제의 구석구석을 파고 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재에 몰린 김정은이 앞으로 '제재 장기전에 자력갱생으로 뻗칠수 있는 대안'으로 국방공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줄이는 구조개편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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