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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 거류산서 고려 전기 마애약사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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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 거류산서 고려 전기 마애약사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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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경남 고성에서 마애약사불이 발견됐다. 고려 전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경남 고성 거류산(해발 571m) 정상부 인근에서 높이 2.54m의 마애약사불좌상을 확인했다고 4일 전했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약 580m 떨어진 봉우리 주변 암석 측면에서 찾았다. 높이 약 5m의 암석 위에 지름 1.2m인 또 다른 바위가 놓였다.


약사불은 질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늘려주며 재난을 없애주는 부처다. 이번 불상은 경상도 마애약사불 가운데 가장 남쪽에서 확인되고, 유례가 드문 단독 마애약사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머리는 돋을새김으로 조각하고, 몸은 얇은 선으로 표현했다. 개성을 중심으로 하는 고려 중앙 양식과 확연히 구분된다. 특히 얼굴이 둥글고 넓적한 데다 이목구비를 과장되게 깎아 투박한 느낌을 준다. 짧고 선명한 목에는 세 줄을 그었다. 몸에는 가사 두 장을 걸쳤다. 연구소 측은 "고려 전기 불상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왼손에는 장식구슬인 보주(寶珠)를 들었다. 오른손은 어깨높이로 올리고 손바닥을 밖으로 향한 시무외인(施無畏印)을 했다. 시무외인은 부처가 중생의 두려움을 없애고 위안을 주는 손짓을 말한다. 하반신은 커다란 연꽃을 엎어 놓은 듯한 대좌 위에서 양쪽 발을 다른 쪽 허벅지에 올리는 결가부좌를 한 모습이다. 임영애 경주대 교수는 "양쪽 다리 위의 옷 주름을 물결처럼 유려하게 표현했다. 가슴에 비스듬히 드러난 속옷을 끈으로 묶어 고정했는데, 속옷 끝단 문양도 세밀하게 조각했다"고 했다.


경남 고성 거류산서 고려 전기 마애약사불 발견


이 같은 형태는 보물 제406호인 '제천 덕주사 마애여래입상'과 가장 흡사하다. 월악산 화강암에 13m 높이로 조각한 마애불인데, 고려 초기에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을 과장되게 표현하고, 몸을 선으로 처리했다. 임 교수는 "손 모양과 크기, 취한 자세 등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는 유사하다"면서 긴 눈과 눈썹, 짧은 인중, 커다란 입, 독특한 귓바퀴 등이 공통점이라고 주장했다.



고성 마애약사불은 야생화를 좋아하는 박종익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달 14일 개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블로그에서 거류산 마애약사불 상반신 사진을 우연히 보고 탐색 작업에 나섰다. 여드레만인 지난 22일 불상과 조우했다. 그는 "과거에 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하러 다니다가 봤겠지만, 학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했다. 문화재청 측은 "고성군이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고 지정 여부를 검토한 뒤 보존대책을 수립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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