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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오늘]김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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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오늘]김복한 허진석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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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계는 3ㆍ1운동 발기에 참여하지 못하였다. '21세기 정치학대사전'은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독립선언서에 왕조를 회복한다는 언급이 전혀 없으니 유림의 전통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둘째, 신학문을 배워 머리를 깎고 양복을 입은 자들과 자리를 같이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기미독립선언은 불교계와 기독교계가 중심이 되었다. 그러나 유림의 독립정신은 결코 박약하지 않았다.


유림은 기미독립선언 7년 전에 대한독립의군부를 조직하여 대규모의 독립운동을 꾀했다. 대한독립의군부는 1912년에 임병찬이 고종의 밀명을 받아 만든 비밀결사단체 조직이다. 활동 목표는 일본의 총리와 조선총독 등 주요 관리들에게 국권반환 요구서를 보내 한국 강점의 부당함을 깨우치고, 대규모 의병전쟁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1914년 5월 국권반환 요구서를 전국의 조직을 통해 일제히 발송하고, 동시에 360여곳에서 총독부로 국권반환과 일본군의 철병을 요구하는 전화를 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같은 달 23일 조직이 발각되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유림은 이때 중심 인물을 많이 잃었다. 임병찬은 일본 경찰에 붙잡힌 뒤 거문도로 유배되었다가 1916년 병사했다.


대한독립의군부의 실패도 유림의 의지를 꺾지 못하였다. 3ㆍ1운동이 일어나자 유림 대표 137명이 전문 2674자에 이르는 '한국독립청원서'를 파리강화회의에 보내기로 하였다. 김창숙이 청원서를 짚신으로 엮어 상하이 임시정부로 가져갔다. 임시정부에서는 청원서를 영문으로 번역하고 3000부를 인쇄하여 파리강화회의는 물론 중국과 국내에 배포하였다. 이 일이 '파리장서운동'이다.


파리장서운동은 일제강점 이후 유림의 가장 조직적인 독립운동이었다. 유교적 무저항주의와 비타협주의의 표본으로서 영남 유림의 영수 곽종석이 호서 유림의 영수 김복한과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24년 오늘 세상을 떠난 김복한은 1906년과 1907년 홍주에서 군사를 일으킨 의병장이다.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가 낸 '독립운동사'는 김복한이 서한 집필을 맡았다고 기록했다. 서명 순서는 첫째가 곽종석, 둘째가 김복한이었다.


호서 유림 쪽에서 서명 순서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김복한이 말하였다. "어찌 선후를 다투겠는가? 가장 말석에 참여해도 달게 여기겠다." 청원서 원본은 사라졌고, 알려진 요지는 이러하다. "여러 차례 일본의 기신배약(棄信背約)을 듣고 고종과 명성황후 시해에 온 국민이 품는 분울한 정과 우리의 국토를 찾고 왕조를 일으킬 뜻을 기술하였다."


유림의 독립청원운동은 4월2일 성주의 만세시위 때 유생들이 체포됨으로써 일본 관헌에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이 비밀을 지켜 전모가 드러나지는 않았다. 훗날 상하이에서 국내로 발송한 한문 청원서가 발각됨으로써 137명의 이름이 알려졌다. 김복한은 일경에 체포돼 석 달 넘게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했다. 이미 1907년 의병 운동을 하다 체포된 뒤 일본순검에 구타를 당한 후유증으로 식사와 용변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불구의 몸이었다.


김복한은 1921년 사립학원인 인지사(仁智社)를 세워 후진 양성에 힘썼다. 1963년에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다. 충남 홍성에 있는 사당 추양사(秋陽祠)에 그의 영정이 봉안되어있다. 서울 중구 장충동2가에 한국유림독립운동파리장서비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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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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