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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오늘] 파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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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오늘] 파우스트 허진석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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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펠레스는 악마다. 인간을 악덕으로 유혹해 계약한다. 악마와 계약한 인간은 그 손에 찢겨 지옥에 떨어진다. 국적을 따지면 독일이다. 구사노 다쿠미는 '환상동물사전'에 메피스토텔레스가 털북숭이이며 부리와 날개가 있다고 썼다.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날 때는 뿔 두 개에 박쥐 날개, 당나귀 발굽을 달았다. 하지만 다른 모습으로도 변신한다.


괴테가 쓴 '파우스트'에도 메피스토텔레스가 나온다. 1832년 오늘 세상을 떠난 괴테가 죽기 일 년 전에 완성한 작품이다. 메피스토펠레스는 검은 개나 어린 학생, 귀공자의 모습으로 파우스트 박사 앞에 나타난다. 박사는 학문에 통달했으나 결코 만족하지 못하고 고뇌하는 사람. 악마는 박사를 유혹할 수 있다고 신에게 장담한다.


장담은 내기로 이어진다. 메피스토펠레스는 신의 세계 창조가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인간. 파우스트 박사를 보라는 것이다. 만족을 모르고 방황하지 않는가. 그러나 신은 인간을 신뢰한다. "그가 비록 지금은 오직 혼란 속에서 나를 섬기지만, 나는 그를 곧 밝음으로 인도하리라."


내기는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텔레스, 인간과 악마의 대결이 된다. 파우스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의 대리자로서 싸운다. 신은 "당신이 허락하면 박사를 끌어 내리겠다"는 악마에게 "네게 맡긴다"며 불개입을 약속한다. 그리고 약속을 충실히 지킨다. 이제 박사는 등대 없는 밤바다에 홀로 뜬 돛배처럼 신의 돌봄 없이 선악을 구분하고 자기 판단에 따라 도덕적 행위를 해야 한다. 즉 인간의 대표로서 신의 그늘에서 벗어나 성숙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파우스트에서 가장 빛나는 대목이다. 인간은 '주님의 종'을 벗어나 자신이 주인이 된다. 그가 일궈나가는 세계의 운명은 신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와 실천에 따라 결정된다. 창조는 신의 노동이 아니라 인간의 과제가 되었다. '파우스트와 현대성의 기획'을 쓴 김수용은 이 대목을 "중세적 신본주의의 종말을 고하는 더할 수 없이 극명한 현대적 인본주의의 선언"이라고 본다.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 박사에게 제안한다. 이 세상에서는 내가 너를 섬겨 명령에 따르고 저승에서는 반대로 하자. 그는 박사가 "너는 아름답다"고 말하면 그 목숨을 거두기로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박사가 말한다. "매일 매일 정복한 자만이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이것이 나의 결론이다. 이 자유로운 곳에서 자유로운 민중과 함께 하리라. 이 순간에 말하리라. 멈추어라, 너는 참으로 아름답구나!" 악마가 박사의 영혼을 챙기려 한다. 그러나 하늘에서 천사들이 내려와 박사를 구원한다.


괴테가 창조한 파우스트 박사는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대의 욕구를 열정적이고도 비극적으로 구현한 인물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끝없이 나아가는 자아실현의 과정은 인간 존재를 무한한 역동의 세계로 인도한다. 괴테가 썼듯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게 되어 있다." 괴테는 또한 메피스토텔레스를 악을 갈구하지만 결과로서 선을 남기는 존재로 그린다. 그러므로 인간에게는 파우스트 박사와 메피스토펠레스의 모습이 모두 깃들였다.


괴테는 파우스트를 완성한 뒤 봉인해 버렸다. 세상은 그가 죽은 다음에야 이 걸작을 만날 수 있었다. 괴테는 파우스트를 완성함으로써 한 세계를 맺고 다른 세계를 열어보였다. 사실 역사의 모든 국면은, 절망의 세기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며 갈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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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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