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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다윈은 '카풀 논란'에 대해 뭐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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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다윈은 '카풀 논란'에 대해 뭐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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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이 뻔한 질문 하나. 강한 놈이 오래갈까, 오래 가는 놈이 강한 걸까. 모르긴 몰라도, 오래가지 못하면 '진짜' 강한 게 아니다. 어쨌든 살아남아야 한다. '진화론'의 찰스 다윈 가라사대 "생존하려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그러니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기 위해 진화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 카풀(승차공유)과 택시 중 누가 강하고 오래갈까.


길을 달려야 할 택시들이 도로를 가로막고 연일 파업이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타협'을 주문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다. 택시 업계는 타협 자체를 거부하며 등을 돌렸고, 일부 국회의원들은 흥정을 말리고 싸움을 부추긴다. "당장 카풀을 철회하라." 그런데 궁금하다. 저 요구대로 카풀을 철회하면 택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까. 그 일상이 이런데도. '왜 택시는 불친절하고 잘 잡히지 않지?'


카풀 논란의 핵심은 취약한 택시 서비스다. 구체적으로 다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수급 불균형이다. 카카오모빌리티 분석에 따르면 출근(오전 7~10시)과 퇴근(오후 6~8시), 심야 시간(밤 10시~새벽 2시)에는 수요(승객)가 공급(택시)을 앞선다. 다른 시간대는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 그 결과는?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이거나 도로에 빈 택시가 넘쳐나거나.


둘째, 택시 기사의 고령화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개인택시 기사 연령은 60~65세, 법인택시 기사 연령은 55~60세가 가장 많다. 아무래도 60대는 이른 새벽이나 밤 근무를 꺼린다. 개인택시는 이런 경향이 더 강해 오전 8시~오후 7시 집중적으로 근무한다. 개인택시가 법인택시보다 두 배 더 많은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운행시간 불균형은 점점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셋째, 사납금에 따른 저임금 구조다. 법인택시 기사는 하루 12시간 영업해 번 돈의 일부를 회사에 내고 남은 금액을 챙긴다. 전국 택시회사 평균 사납금은 14만~15만원. 12시간 일해 봐야 사납금 내기도 빠듯하다. 임금이 낮다보니 이탈이 잦고 직업정신이나 소명의식이랄 게 없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렇게 진단했다. "이 (사납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카풀을 철회한들 택시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은 이뤄지지 않는다." 정부와 여당은 이제라도 사납금을 월급제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택시회사 경영자들이 탐탁지 않게 여긴다.


수급 불균형, 고령화, 사납금이 얽히고설키면서 승차 거부는 계속되고 불친절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카풀 도입이 무산된다고 택시 경쟁력이 살아날 리 만무하다. 택시 업계가 죽자 사자 반대해 카풀을 막았다고 치자. 머잖아 현실이 될 자율주행차나 무인택시는? 이미 고삐가 풀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수많은 공유경제의 변종들은? 그때마다 머리에 띠를 두르고 도로를 막을 것인지.


누군가에게는 카풀이 돌연변이처럼 비치겠지만 변종이야말로 진화의 필수조건이다. 다윈의 진화론에 따르면 우연한 기회에 갓 생겨난 종이 환경적응이라는 '자연선택'을 받으면 독립된 종으로 진화한다. 세계적인 과학 저술가 칼 짐머도 명저서 '진화'에서 "결국 진화의 기반은 돌연변이"라고 단언했다.


'자연선택'이 자연진화를 지배하듯 지금의 카풀 논란은 '사회선택'이라는 기로에 서 있다. 사회와 시장과 소비자로부터 선택받는 산업만이 생존할 것이라는 점에서. 1831년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 탐험에 나섰던 다윈이나, 이 시대의 명민한 과학 저술가인 칼 짐머가 2019년 대한민국의 카풀 논란을 본다면 뭐라 할지. 모르긴 몰라도, 이렇게 일갈할 것 같다.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이정일 4차산업부장 jay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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