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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의 실패' 국산차, 내년엔 더 높은 성장 방지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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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실적 급감에 한국GM·쌍용차 적자 국면…르노삼성도 판매 줄어
車 생산·수출도 뒷걸음질…양적 성장에만 치중해 경쟁력 저하 자초

'전략의 실패' 국산차, 내년엔 더 높은 성장 방지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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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김지희 기자] 수요둔화에 경쟁력저하까지 겹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부진이 거듭되고 있다. 우리의 자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 글로벌 차 시장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업계 맏형인 현대기아차는 4년 연속 판매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GM과 쌍용차는 적자 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르노삼성 역시 올해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나 급감하면서 3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통상임금 1심 소송 패소에 따른 비용 반영으로 적자 전환했던 기아차는 흑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이같은 기저효과를 제할 경우 역시 70% 가량 줄었다.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쌍용차 역시 7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 중이다. 쌍용차는 올해 3분기 판매 3만5136대, 매출액 9015억원, 영업손실 220억원, 당기순손실 1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적자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법정관리 문턱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회생한 한국GM 역시 정상화가 더뎌 올해도 약 1조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르노삼성은 올들어 판매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내수는 17.1%, 수출은 15.5% 각각 감소했다. 수출의 버팀목 여할을 하고 있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이 내년 9월로 마감되기 때문에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부진에 자동차 생산과 수출도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올들어 9월까지 289만9556대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멕시코는 0.5% 증가한 295만3753대를 기록, 올해 한국은 멕시코에 밀려 자동차 생산국 순위가 7위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었던 한국은 2016년 인도에 5위를 내줬고 올해는 7위까지 밀려날 상황인 것이다. 수출 역시 다르지 않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6.8% 감소했으며 세계 자동차 수출시장에서 한국차의 점유율 순위도 5위에서 8위로 내려 앉았다.


이같은 위기는 대내외적으로 악화된 여건에 경쟁력까지 저하됐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을 보면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상황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브라질ㆍ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10~20% 가량 하락하는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했다. 여기에 내부적으로 품질 관련 일시적 비용까지 반영되며 어닝쇼크로 이어졌다.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이 경쟁력 저하의 이유로 꼽힌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전략의 실패라고 봐야 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판매량이 2007년 470만대에서 2014년에는 800만대를 돌파했다. 스스로 양적 성장에 치중했고 경쟁사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2015년에 고점을 찍고 계속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내수보다 글로벌 시장 약세가 뚜렷하다. 내수는 올해 약간 떨어졌지만 지난 3년 평균 180만대 수준으로 안정세였다. 반면 해외 판매는 세계 자동차 판매가 금융위기 이후 9년째 성장세인데 우리만 빠지고 있다"면서 "금융위기 때 우리는 1년만 어렵고 회복세가 가팔랐다. 이는 경쟁력이 좋아진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선진국 즉 GM 파산, 도요타 대량 리콜, 폭스바겐 사태까지 겹치면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긴 것을 우리 경쟁력으로 과대평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에는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각종 환경규제까지 강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더 힘들 것"이라며 "우리의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감소되는 상황은 처음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해외 국가들의 환경 규제가 강화된다. 내년부터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 의무제 시작되고 2021년부터는 유럽연합(EU)에서 강력한 환경 규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구개발(R&D)을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수요에 맞는 지속적인 신차 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친환경차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에 대한 대응이 다소 늦어지며 결국 현재의 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글로벌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신차 출시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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