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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익안대군 영정' 18년 만에 제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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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익안대군 영정' 18년 만에 제자리로 '익안대군 영정'[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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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2000년 1월 무렵 도난당한 '익안대군 영정(충남문화재자료 제329호)'이 제자리로 돌아간다. 문화재청은 절도범이 빼돌린 뒤 중간거래상을 거쳐 일본에 갔던 익안대군 영정을 최근 환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논산 전주이씨 종중에 반환했다. 반환식에서 이석희 종회장은 "관리 소홀로 영정을 잃어 조상과 후손에게 큰 죄를 지었는데, 이렇게 돌려받게 돼 매우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오동나무로 새롭게 제작한 영정함을 건네면서 "돌아가신 조부가 돌아온 것처럼 기쁘다"면서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의 끈질긴 노력과 국민 협조로 가능했다"고 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 영정은 거래상이 장물임을 숨기고 다른 이에게 판매하려고 일본에 보내졌다가 돌려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거래상이 또 다른 유통업자를 통해 그림을 제출하겠다고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상진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장은 "관련자가 모두 입건돼 사건이 종결됐으나, 익안대군 영정의 행방에 계속 주목했다"면서 "지난해 영정이 국내에 남아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1년간 설득한 끝에 소장자로부터 환수했다"고 했다.


도난당한 '익안대군 영정' 18년 만에 제자리로 정재숙 문화재청장(오른쪽)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도난문화재 익안대군 영정 회수 언론공개회'에서 '익안대군 영정'을 전주 이씨 종중 대표인 이석희 회장에게 돌려주고 있다.[사진=문화재청 제공]



익안대군은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와 신의왕후 사이에 태어난 셋째 아들 이방의다. 조선 제2대 임금인 정종의 동생이자 제3대 왕 태종의 형이기도 하다. 1938년 일어난 제1차 왕자의 난에서 이방원을 도와 정도전 세력을 제거했다. 이방원이 실권을 장악한 뒤에는 동생 이방간과 함께 개국공신 1등에 추록됐다. 실록에는 성질이 온후(溫厚)해 화미(華美)한 짓을 일삼지 않았다고 기록됐다. 이 초상화에서는 관리들이 착용하는 모자인 사모를 쓰고 있다. 붉은색 관복을 입은 전신을 묘사했는데, 손은 관복 안에 넣었고 발은 족좌대 위에 뒀다. 그림의 크기는 가로 82㎝·세로 168㎝다. 비단 바탕에 채색된 섬세한 화필이 돋보인다.


익안대군 영정은 영조 10년에 도화서 화원 장만득이 그 이전 그림을 보고 제작한 이모본(移模本)으로 추정된다. 정진희 문화재감정관은 "조선 후기 작품이지만, 정확하게 언제 누가 그렸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조선시대 사대부 초상화의 전형적 형식과 화법이 반영됐다"고 했다. "조선 전기에는 전신상, 후기에는 반신상이 많다"며 "음영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선으로 얼굴과 옷을 표현한 점이 조선 전기 회화의 특징"이라고 했다. 문화재청은 "부자지간인 태조 어진(御眞·임금 초상화)과 용모를 비교하고, 형제인 정종·태종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어 가치가 높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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