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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신발 든 아이들, 왜 바다로 걸어들어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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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 11월 4일까지 '지브롤터 항해일지' 전

[갤러리 산책]신발 든 아이들, 왜 바다로 걸어들어갔을까 프란시스 알리스 '지브롤터 항해일지'. [사진=Roberto Rubalca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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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유럽 아이들이 모로코를 향해, 아프리카 아이들이 스페인을 향해 줄지어 간다면 양쪽 아이들은 수평선에서 만날 수 있을까."

스페인과 모로코의 아이들이 신발로 만든 배 모형을 손에 들었다. 이들은 양쪽의 해안가에서 각각 출발해 수평선에서 만나려 시도한다. 실제로 모로코 북쪽 끝에서 바다를 건너 13㎞ 정도만 가면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의 최남단 타리파에 닿는다.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택하는 '모로코 루트'로 알려져 있다. 신발로 배를 만들었다는 데서 정치적, 물리적 거리를 넘어서고 싶어 하는 작가의 의지가 읽힌다. 아이들이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미래를 꿈꾼다. 멕시코시티에서 활동하는 벨기에 작가 프란시스 알리스(59)는 '지브롤터 항해일지'(The Logbook of Gibraltarㆍ2008)에서 강대국들의 전략적 요충지가 되어 온 지브롤터 해협에 두 번째 다리를 만들려고 했다. 이를 영상으로 기록해 전시했다.


아트선재센터는 오는 11월 4일까지 '지브롤터 항해일지' 전시를 한다. 이번 전시는 국제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그의 다양한 작업을 한자리에 모은 국내 첫 개인전이다. 쿠바의 아바나와 미국 플로리다의 키웨스트, 그리고 아프리카와 유럽 대륙 사이에 있는 지브롤터 해협에서 진행한 두 차례 다리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선보인다. 그는 국가의 경계와 충돌이 있는 지정학적 이슈를 직설적으로 저항하기 보다는 시적이고 서정적인 언어로 풀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앞서 소개한 다리 프로젝트는 그의 대표작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 '다리'(2006)는 쿠바 이민자들과 미국 이민당국과의 갈등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아바나와 키웨스트의 어민들이 양쪽 해안에서 각자 출발해 어선을 배치하여 마치 해상에 떠 있는 다리를 만드는 듯한 광경을 연출해 주목받았다. 생생한 장면들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표현했다. 아바나와 키웨스트의 어민들이 다리를 만드는 장면은 지정학적 긴장감과 해결되지 않은 양국의 갈등을 해소하고 싶은 은유적인 시도다.


그는 오랫동안 경계에 대해 관심을 갖는 데에 대해 "국경은 멕시코에 갔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여전히 큰 이슈여서 일찍부터 고민을 해왔다"면서 "특히 국경이라는 공간이 긴장이 배출되고 가시화 되는 장소여서 흥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미국에서 이민은 큰 이슈"라며 "미국과 멕시코는 지리적으로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또 니카라과라든가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다른 지역 사람들이 미국행을 위해 멕시코로 오다 보니 그 긴장이 실제로 눈에 보인다"고 덧붙였다.


알리스는 1959년 안트베르펜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중반 멕시코대지진 이후의 복구를 위한 국제구호활동에 참가하기 위해 멕시코시티로 이주해 현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멕시코시티와 라틴아메리카의 도시에 대한 관찰, 그리고 실현되지 못한 근대화의 열망에 대한 생각을 주로 '행위'로 보여줬다. 이 점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활동 반경을 넓혀 세계 여러 나라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제 사회의 여러 사회정치적 사안, 국경과 경계의 개념과 제도적 모순에 대한 생각을 영상, 드로잉, 텍스트,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토론토 온타리오아트갤러리(2017), 부에노스아이레스의 MALBA(2017), 아바나국립미술관(2017), 멕시코시티의 타마요현대미술관(2015), 카셀도큐멘타(2012), 뉴욕 모마미술관(2011), 런던 테이트모던(2010)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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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연스레 이민 문제에 대해서도 "저도 이민자다. 이민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시작됐고 철새만 봐도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시도는 할 수 있지만 정부가 다 막을 수는 없고 막으려고 했던 모든 시도들이 다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한 발 나아가 "자원이 있는 곳으로 가는 행위는 거의 동물적인 감각이고 자원이 몰려있는 곳에 가는 일이 동물이든 사람이든 이민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제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밖에 이번 전시에서는 오랜 세월이 흘러 지워진 파나마 운하 지대의 도로 중앙 분리선을 다시 칠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 '페인팅'(2008), 지브롤터 해협 인근의 도시인 모로코 탕헤르에서 물수제비를 뜨는 아이들을 기록한 '아이들의 놀이 #2: 물수제비뜨기'(2007), 미국 정부의 엄격한 이민정책과 입국심사에 대한 대응으로 미-멕시코 국경을 건너는 가장 먼 길을 택하여 세계 일주를 떠나는 '루프'(1997) 등 영상 작업 여섯 점과 드로잉 스무 점을 최근의 대표작으로 소개한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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