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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로우키 국방부가 걱정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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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로우키 국방부가 걱정되는 이유 정치부 양낙규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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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린다. 1999년 6월 제1 연평해전,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등 6.25 이후 남북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건들이 모두 이곳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북은 NLL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북한은 1973년부터 NLL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어 1999년에 해상군사통제수역을 일방적으로 선포했다. 북한이 말하는 해상군사통제수역은 ▲황해도와 경기도의 경계선과 북측 강령반도 끝단인 등산곶, 유엔군 관할하에 있는 굴업도 사이의 등거리점 ▲북측관할 지역인 웅도와 유엔사 관할지역인 서격렬비도.소협도 사이의 등거리점 ▲그로부터 서남쪽의 점을 지나 한반도와 중국과의 해상경계선까지를 연결하는 선이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사는 1959년에 발간한 '조선중앙연감'에 NLL을 군사분계선으로 표시했다는 점, 1953년 유엔군사령관이 NLL을 선포한 후 북한이 1973년까지 20년간 한번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이런 신경전은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도 이어졌다. 김장수 국방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11월 28일에 국방장관회담차 평양 송전각 초대소의 1호각(귀빈각)을 방문했다. 김 장관은 협상에서 "북측이 NLL을 인정하지 않으면 협상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등 북한 측은 "NLL을 고집하지 말라"며 대립을 이어갔다. 당시 김 장관은 협상 도중 1호각에 있는 피아노를 보고 직접 연주를 했다고 한다. 김 장관의 답답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표적인 일화다.


10여년이 흐른 지금, 남북은 다시 NLL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들이 10ㆍ4 공동선언을 논의할 경우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공동어로구역과 평화구역 설정,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고 이어지는 군사회담에서 NLL을 주요의제로 거론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안하다. 국방부의 자세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대북확성기 중단 카드를 북한에 먼저 꺼내고 우리 영토를 지키기 위한 한미연합훈련도 '로우키'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혹시나 군사회담장에서 천안함폭침의 주범으로 결론내릴 수 없다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NLL 주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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