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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매순간이 새로울 'AI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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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매순간이 새로울 'AI랜드' 라라랜드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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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재즈는 편하게 따라가는 게 아니야. 재즈는 꿈이야. 충돌이 있으면 화해가 있어. 매 순간이 새로워. 정말 흥미진진하다고."

2016년을 빛낸 영화 한편을 꼽으라면 단연코 '라라랜드'다. 웰메이드 뮤지컬 영화라 한마디로 정의하기엔 묘한 여운이 남는 이 영화는 전세계 라라랜드 신드롬을 만들었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재즈'다. 남자 주인공인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은 재즈가 별로라는 여자 주인공 미아(엠마 스톤)를 재즈바에 데려가 말한다. "재즈 연주하는 걸 자세히 봐야 된다"며 손짓하는 세바츠찬은 "방금 색소폰 연주자는 자기만의 곡을 만들었고, 트럼펫 연주자는 곡에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가미했다"고 알려준다. 그는 "한 명 한 명 바로 그 자리에서 작곡하고 편곡하고 바로바로 연주한다. 서로 얽히고 바뀌고 변화하고 매 순간 변화하는 것. 이게 바로 재즈"라며 눈을 반짝인다.


4차 산업혁명은 종종 재즈 음악과 비유되곤 한다. 재즈는 연주자의 기분이나 관객 호응에 따라 매순간 새로운 음악으로 재탄생한다.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홍수 속에서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발휘하고 기술을 변주하면서 인간과 기술이 공존ㆍ진화한다는 점에서 4차 산업혁명과 재즈가 닮았다고 얘기한다.

물론 재즈처럼 4차 산업혁명도 '전혀' 편하지 않다. 올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도 인공지능(AI)이 일자리 킬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어김없이 터져나왔다. 마윈 중국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AI가 많은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경고했다. 낙관론도 적지 않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AI는 불ㆍ전기의 발견보다 더 중대하다"며 변화에 적응할 것을 주문했다.


AI활용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분야가 의료다. 몇해 전 벤처투자가인 비노드 코슬라는 "80%의 인간 의사가 AI 의사로 대체될 것"이라는 도발적인 발언을 내놨다. 과거 휴대폰 공룡에서 이제 헬스케어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노키아의 라지브 수리 CEO는 다보스포럼에서 향후 1~2년 내 암 조기 진단이 가능한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기기를 내놓겠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우리나라도 최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하에 헬스케어 특별위원회가 꾸려져 핵심 프로젝트 선정에 나섰다.


기술이 진보할수록 AI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영화 속 세바츠찬의 말처럼 '재즈가 충돌이 있으면 화해가 있듯', 4차 산업혁명에 몸을 맡긴 구성원 각자가 서로 얽히고 변화해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면 AI는 '재앙'이 아닌 '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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