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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국가별 납세, 정공법인가 꼼수인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각국에서의 세금 압박과 부정 여론 잠재우려는 의도
"광고 분류나 매출 엉뚱하게 계산할 수 있으므로 면밀히 살펴야"
세무당국이 세금 더 받아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


페이스북 국가별 납세, 정공법인가 꼼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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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페이스북이 세금 납부 정책을 전면 바꾸기로 결정한 데는 각 국의 세금 추징 압박과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페이스북 발표 직후 '획기전 진전'이라는 긍정적 여론이 많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피해갈 여지가 많으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게 이런 시각을 뒷받침 한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14일 기자와 통화에서 "페이스북이 어떻게 광고를 분류하고 어떻게 세금을 낼지 불분명한 상황이고, 광고매출을 엉뚱하게 계산해버릴 수 있어 정부가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얼마나 광고가 실리는지가 중요한데 이를 구분하기가 애매해 실제 내는 세금이 늘어날 지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은 매출이 발생한 현지 법인을 통하지 않고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로 매출을 보내는 '절세' 정책을 펴왔다. 일례로 페이스북 영국 법인이 2014년 낸 세금은 4327파운드(한화 약 630만원)에 불과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정적 여론이 비등해지고 영국 정부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페이스북은 12일(현지시간) 2019년부터 30여개 국가별 매출을 해당 세무당국에 직접 신고하고 세금을 개별적으로 납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의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58%에 달하는데 그중에서도 직영 광고는 국가별로 매출을 추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별 국가에 세금을 내더라도 매출과 이익 등을 계산하는 방법에 따라 납부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각 세무당국이 페이스북으로부터 세금을 더 받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프렘 시카 셰필드대 교수는 "페이스북이 더 많은 세금을 내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닐 것"이라며 "대기업의 수익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게 매우 어려운데, 그룹 내 관리 수수료나 로열티 수수료 등으로 얼마든지 물을 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페이스북의 결정은 애플ㆍ구글ㆍ아마존 등 유사한 방법으로 납세를 회피해온 글로벌 기업들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유럽연합(EU)는 애플에게 아일랜드에서 17조원의 세금을 추가로 납부하도록 명령했다. 영국 정부는 이미 구글에게 현지 업체들과 계약한 광고 매출에 대해 세금을 매기고 있다. 구글은 한국 내 매출을 싱가포르로 돌리고 있는 데다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아 세무당국조차 정확한 내역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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