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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달러가치 하락, 금값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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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달러가치 하락, 금값 상승?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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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부터 금값이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 가격은 오를 것으로 내다보인다. 금의 가치는 변화가 없으나, 달러 가치가 오르고 내리기 때문에 여기에 따라 금값도 변동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과거 장기 데이터(1973년 1월~2017년 11월)를 분석해보면 달러지수와 금값 사이에는 상관계수가 마이너스(-) 0.6으로 비교적 높고, 달러가치가 1% 상승(하락)하면 금값은 0.9% 하락(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 통화에 비해서 달러지수가 지난해 12월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는데, 앞으로 5년 정도는 그럴 가능성이 높다. 보통 환율은 그 나라의 총체적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 GDP에서 미국 비중이 25%로 절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비중이 역사적으로 보면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1985년 35%, 2001년 32%에서 지난해 25% 수준에 이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세계경제 전망을 하면서 앞으로 5년 동안 미국 GDP 비중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암묵적으로 달러 가치 하락을 전제한 것임에 틀림없다.

2018년에는 미국 경기가 확장국면에서 수축국면으로 전환하면서 달러 가치의 하락세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높다. 미국 경기는 2009년 6월을 정점으로 올해 12월 현재까지 102개월 확장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1900년 이후의 경기순환 역사상 베트남 전쟁이 있었던 1960년대의 106개월, 정보통신혁명이 경제 전 분야의 생산성 향상을 초래했던 1990년대의 120개월을 제외하면 세 번째로 긴 경기 확장국면이다.


이번 경기 확장국면은 공급 측면에서 셰일가스 생산 확대에 따른 에너지 가격 하락과 수요 측면에서 과감한 재정 및 통화정책에 기인한다. 그러나 2016년 2월에 배럴당 30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최근 60달러까지 2배 상승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생산성이 낮아진 가운데 이러한 유가 상승은 총공급 곡선을 좌측으로 이동시키게 될 것이다. 경기를 부양했던 정책 수단도 한계에 도달했다. 2006년 GDP의 62%였던 미국 정부 부채가 최근 105%로 높아졌다. 비정상적 통화정책도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다. 여기다가 거품 영역에 들어선 주가가 하락하면,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이 36%로 높은 만큼 소비도 위축될 것이다. 이러한 경제 상황을 반영해 경기 전망에 선행지표로 사용되고 있는 장단기 금리 차이가 계속 축소되고 있다. 내년 어느 시점에서 경기가 정점을 치고,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달러 가치 하락만큼 금값은 상승할 것이다. 여기다가 중국 중앙은행이 지속적으로 금 매입을 늘릴 전망이다. 특히 2018~2019년에는 부실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는 가운데, 저축률이 투자율을 훨씬 웃돌면서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대폭 확대될 것이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외환보유액 중 2%(1798톤)만을 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3000억 달러 넘을 경상수지 흑자 중 3분의 1만 금을 사도 현재의 가격에서 2270톤에 이른다. 금은 채권에서 나오는 이자나 주식 보유에서 얻는 배당도 없지만, 투자 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갈 전망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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