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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민낯②]출점절벽 오나…금지법안 봇물에 유통기업들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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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점포 개설 때 지역상권발전기여금 납부
금품 및 재산상 이익 요구 금지 조항도 명문화
'사업조정 시 금품 요구·제공 금지' 법안도 발의돼


[상생의 민낯②]출점절벽 오나…금지법안 봇물에 유통기업들 '벌벌' 스타필드 고양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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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유통대기업들이 규제 리스크에 떨고 있다. '상생'을 강조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속속 발의되기 때문이다. 대기업-중소상인 간 건강한 논의 구조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 개정만 일방적으로 이뤄질 경우 유통 생태계가 더욱 어지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의 입지와 영업을 제한하기 위해 당정이 마련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최근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대규모 점포를 개설할 때 '지역상권발전기여금(기여금)'을 납부하고 등록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여금은 대규모 점포의 업태와 규모, 지역 상권 여건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기여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대규모 점포가 둘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와 일정 거리를 두고 있을 경우 관할 면적과 인구 비율, 거리, 소재지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기여금을 분할해 각각 제공한다.

관련 중소상인 등이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기업에 요구하거나 받으면 안 된다는 조항도 명문화했다. 대규모 점포 출점 시 음성적인 뒷돈이 오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상생의 민낯②]출점절벽 오나…금지법안 봇물에 유통기업들 '벌벌' (자료=중소기업연구원)


현재 대기업 출점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상인들은 '사업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1961년 처음 도입된 이 제도는 2008년 유통대기업의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본격 활용됐다. 사업 조정이 신청되면 유통대기업과 상인들은 자율적으로 상생 방안을 논의한다. 반면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조정심의회를 거쳐 대기업의 사업 인수 및 개시를 연기하거나 축소를 권고한다. 양측 간 상생 합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 '상생협력기금(상생 기금)'이라고 불리는 합의금이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선 대규모 점포 출점 시 중소상인들에게 상생 기금을 건네는 관행이 변질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신세계백화점이 대구점 오픈을 준비하면서 내놓은 상생 기금을 일부 중소상인들이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사업 조정 제도 초기 1~2억원 수준이던 상생 기금은 최근 일부지역에선 100억원까지 치솟았다.


기존 상생 기금이나 법 개정안상 기여금이나 유통대기업 입장에선 '출점 비용'이라는 부담이다. 특히 개정안은 대규모점포 출점 시 인접 지자체 의견 수렴 강화, 지역협력계획서 미이행 시 공표, 상권영향평가 강화, 등록된 건물 이외 장소에서 영업 금지 등 한층 강화된 규제를 포함한 만큼 향후 신규 출점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한다.

[상생의 민낯②]출점절벽 오나…금지법안 봇물에 유통기업들 '벌벌' 롯데아울렛 고양점 외관


앞서 아예 상생 기금을 금지하는 법안도 나왔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업조정을 신청한 중소단체나 대·중소기업이 사업 조정과 관련해 금품을 주고받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 개정안을 지난해 말 발의했다. 올해 4월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도 이 같은 내용을 포함시켰다. 법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도록 했다. 현재 상생 기금은 법률로 처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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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기금 전면 금지는 일면 부조리를 원천차단하는 조치 같아 보이지만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대급부가 없어져버려 중소상인들이 아예 협의 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애초에 출점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의 상생법 검토 보고서를 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사업 조정 신청 건수 842건 가운데 653건의 조정이 완료됐다. 284건은 신청 철회, 356건은 자율 합의됐다. 중소기업청 권고를 따른 경우는 13건에 그쳤다. 보고서는 "자율 조정 상생 방안으로 시설 제공과 개선, 경영 지원 등이 다양하게 고려된다"며 "법 개정안처럼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 제공'을 전면 금지하게 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논의 가능한 자율 조정 상생 방안이 축소될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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