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中 19차 당대회]"'왕좌의 게임' 아니라지만…" D-1 관전 포인트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44초

시진핑 1인 지배 체제 강화 관전 포인트
서열 1,2위 뺀 상무위원 5인 물갈이 '누구'
옛 직계 부하 '시자쥔' 시코노믹스 지원군
공급 측 개혁, 빈곤 퇴치, 국유기업 개혁 등 경제 키워드 초점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게재한 기사의 제목이다. 이 글은 중국의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둘러싼 해외 언론의 과도한 추측성 보도를 비판하려는 의도를 담았다. 요지는 서구 언론이 중국 지도부 교체에만 관심을 쏟으면서 당대회를 '왕좌의 게임'의 한 에피소드처럼 표현한다는 것이다. '왕좌의 게임'은 허구의 세계인 웨스테로스 대륙의 7개 국가와 하위 몇 개 국가로 구성된 연맹 왕국의 통치권과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권력 다툼을 그린 미국 드라마다. 조지 R R 마틴의 판타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를 원작으로 한다.


인민일보는 '왕좌의 게임'이 좋은 엔터테인먼트 소재이지만 중국의 정치를 미국 TV 드라마의 렌즈를 통해 이해하거나 서구 민주주의 메커니즘에 투사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언론을 제외한 전 세계의 초점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1인 지배 체제 강화와 그를 보좌할 막강한 지도부 진용 그리고 물밑에서 진행 중인 권력 암투에 쏠려 있는 게 사실이다.

인민일보는 5년에 한 번 열리는 당대회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동시에 향후 5년의 정책 로드맵을 짜는 중요한 자리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빈곤퇴치정책을 일례로 들었다. "시진핑 집권 1기 5년 동안 6500만명이 가난에서 벗어났다. 이는 영국의 인구와 맞먹는 숫자다. 앞으로도 2020년까지 빈곤계층 4000만명을 추가로 구제할 계획인데 모두 합하면 베트남 인구에 해당한다"는 치적을 덧붙인 것은 이 같은 정책 밑그림을 그린 자리가 당대회라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다.


말 많고 탈도 많지만 오는 18일 막을 올리는 19차 당대회는 시진핑 집권 2기 지도부 인선과 함께 20차 당대회가 열리는 2022년까지 미래 중국의 정치·경제·사회·외교 등 방향성을 조망할 중대 회의인 것은 분명하다. 중국 공산당 자체적으로는 2019년 공산당 집권 70년에 이어 2021년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있어 '집대성의 시기'이기도 하다.

[中 19차 당대회]"'왕좌의 게임' 아니라지만…" D-1 관전 포인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AD


◆'시진핑의,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을 위한' 당대회…절대 권력자 길 걷나= 이번 19차 당대회의 주연은 단연 시 주석이다. 당대회 직전까지도 후계 구도를 드러내지 않은 시 주석이 공산당의 오랜 관례를 깨고 장기 집권의 길로 가는 포문을 여느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시 주석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올라 사실상 1인 절대 권력 체제로 회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이 역시 불투명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공산당 지도부 인선에 대한 전망이 맞아떨어지곤 했던 이전 당대회와 달리 이번에는 유난히 시나리오가 복잡하고 서로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은 1인 독재를 제어하는 장치로 집단 지도 체제를 표방해왔다. 현재 7명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서로 권력을 나눠 갖고 협력과 경쟁 관계 속에서 국정 운영과 힘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번 당대회를 기점으로 집단 지도 체제는 약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대세다. 시 주석은 집권 초기부터 최고 권력 기관인 공산당을 비롯해 군ㆍ정까지 3권을 장악한 데다 강도 높은 반(反)부패 사정 운동으로 절대 권력의 기틀을 다져왔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19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중 유임이 확실한 서열 1, 2위의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석의 티켓을 누가 거머쥐느냐가 시 주석의 미래 권력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시 주석의 측근 인맥이 상무위원에 다수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반부패 운동의 사령탑으로 성과를 내며 톡톡히 역할을 해낸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유임 여부도 시 주석의 '파워'를 가늠할 척도다. 왕 서기가 물러나는 대신 시 주석의 또 다른 측근인 리잔수 중앙판공처 주임이 뒤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시 주석이 후계자를 지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포스트 시진핑'으로는 천민얼 충칭시 서기와 후춘화 광둥성 서기가 경합 중이라는 설이 많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시 주석으로 권력이 한데 모이는 것에 대해 서구 언론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14억명의 중국인에게 견제받지 않는 시 주석의 권력 집중이 중국 정치의 뉴 노멀(new normal·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일 수 있지만 정상적이지 않을뿐더러 위험하다"면서 "시 주석의 권력 집중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권력 공백만큼이나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中 19차 당대회]"'왕좌의 게임' 아니라지만…" D-1 관전 포인트 시진핑의 경제 브레인. [자료=코트라 베이징무역관]


◆시진핑 인맥 '시자쥔' 경제 라인 포진…시코노믹스 탄력받나= 애초 시진핑 집권 1기 경제정책은 리 총리의 전담 분야였다. 하지만 도중에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가 전면에 부상하면서 시 주석이 경제 주도권 장악에까지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은 관례상 국무원 총리가 경제 개혁을 주도하도록 돼 있다. 이번 당대회를 통해 시 주석의 1인 절대 권력 체제가 자리를 잡으면 공급 측 개혁과 국유기업 개혁, 부동산 및 금융시장 안정 그리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등 시코노믹스의 핵심 정책은 어마어마한 추진 동력을 얻게 된다.


여기에서 시 주석의 오랜 친구인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 인맥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시 주석의 경제 브레인은 중앙 부처의 요직에서 시코노믹스를 설계하고 정책 집행을 주도하고 있다. 시 주석의 책사로 알려진 류허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을 비롯해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팡싱하이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 등이 시코노믹스를 떠받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집권 2기 경제정책이 19차 당대회 이후에도 큰 변화 없이 기존의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의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언론들도 19차 당대회 보고서에 언급될 주요 경제 키워드로 공급 측 개혁과 빈곤 퇴치, 환경 보호, 지역경제 활성화, 문화 육성, 일대일로 등을 꼽고 있다.


이번 당대회에서 경제정책의 뼈대가 잡히면 내년 가을께 열리는 19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보다 구체적인 경제 관련 로드맵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은 당대회 이후 세 번째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제정책의 청사진과 세부안을 발표하는 게 관례다. 김윤희 코트라(KOTRA) 베이징무역관 차장은 "중국 경제는 중속 성장의 신창타이(新常態·뉴 노멀과 같은 뜻의 중국식 표현)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경제 구조의 질적 전환이라는 목표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국유기업 개혁과 금융 개혁, 지방 부채 개선 등이 앞으로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정당인 중국 공산당의 당원 수는 지난해 말 현재 8944만7000명이다. 이번 19차 당대회에는 당원 중 2287명의 당대표(대의원)가 참석한다. 이들이 370명 안팎의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을 뽑는다. 중앙위원 중 20~30명만이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선택받으며 이 중 7명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해 '별'을 단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