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17국감]1급 폐암 물질 라돈, 교실에 가득한데 관리는 '엉망'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6초

초등학교서 1급 발암물질 라돈 1700Bq 이상 검출… 기준치 12배↑
조사 및 관리 총체적 부실… 담배2갑 수준 위험도에 이르러야 조치 취하도록 규정

[2017국감]1급 폐암 물질 라돈, 교실에 가득한데 관리는 '엉망' ▲석고보드 라돈.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D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폐암을 유발하는 방사성 위해가스 '라돈'이 기준치의 12배 이상 검출되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부분을 지적했다. 라돈(Rn, Radon)은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토양 등에 있는 우라늄이 핵분열할 때 발생하는 방사성 가스로 색도, 맛도, 냄새도 없는 대표적 발암물질이다. 흡연에 이어 두 번째로 폐암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연간 자연 방사선 노출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폐암사망자 중 12.6%가 실내 라돈에 의한 것으로 추정됐다.


노 의원은 "학교보건법에서는 실내라돈 유지기준은 148베크렐(Bq)로 규정하고 있지만 2014년 교육부의 조사에 따르면 충북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1770베크렐이 측정됐다"며 "이는 하루 담배 3갑을 피는 것과 맞먹는 정도로 폐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2017국감]1급 폐암 물질 라돈, 교실에 가득한데 관리는 '엉망' 라돈가스 농도에 따른 위험 추정표(제공=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또한 1차 유지 기준은 148베크렐이지만 이를 넘길 경우에는 2차 측정만 실시하도록 돼 있다. 교육부의 '학교환경위생 및 식품위생 점검기준'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라돈 수치를 낮추는 저감관리를 진행하는 기준은 600베크렐이다. 이는 하루 담배 2갑을 피우는 흡연자의 폐암발생 위험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조사 자체도 제대로 실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보건법 상 현재 라돈 측정은 1층 교실 중 1개 지점 이상을 측정하는 것으로 규정돼 보통 1개 지점만 측정하고 있다. 하지만 측정 장비로 확인하지 않으면 농도를 알 수 없는 라돈 가스 특성상 모든 1층 교실에서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측정 방법도 실정에 맞지 않다. 교육부는 측정 민감도가 낮은 수동형 측정 방식으로 라돈 측정에 3개월에 걸쳐 학교 현장의 라돈 농도를 측정했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라돈 농도를 측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교육부는 전 학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라돈은 보통 겨울에 많이 배출되고 있어 이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4년 표본조사 대상학교에 설치된 저감 장비의 성능도 풍량 55(CMH, 단위 시간당 풍량)에 그쳤다. 일반주택 욕실에 설치된 환기시설(90CMH)보다 못한 수준으로, 약 33제곱미터 수준의 범위를 정화할 수 있다. 교실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70제곱미터 수준이다.


노웅래 의원은 "라돈은 주로 국내에 건축자재로 많이 사용되는 화강암을 통해 배출되는 만큼 학교 현장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며 "관리 규제를 강화하고 실질적인 저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