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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부동산거품', 있다 vs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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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석학 "한국 부동산 가격 거품 없다" 진단…韓 소득대비 집값 세계 34위
정부 '투기적 거품' 확신, 8·2대책 추진해…일부선 "무모하다" 평가도


韓 '부동산거품', 있다 vs 없다 8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 마련된 삼성물산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조감도를 살펴보며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문호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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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한국은 부동산 거품도 없고 심각한 소비자 신용 증가도 없다"(애덤 포젠 미국 피터슨연구소장)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에 대규모 거품은 없다"(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정부가 강도높은 규제를 총망라한 부동산 대책을 시행하는 가운데 국내외 경제석학들이 '한국에 부동산 거품은 없다'는 진단을 내려 눈길을 끈다.

부동산 가격에 있어서의 '거품'은 늘 논쟁거리였다. '정상적인 가격 이상의 가격''내재가치보다 높은 가격' 등 부동산 '거품'의 정의를 내리려는 시도는 약 10여 년 전부터 있어왔지만 성과는 없었다. 미래 수익을 현재화한 '내재가격'을 산출하기가 어려운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결국 '거품은 꺼져봐야 안다'는 것으로 귀결됐다.


7~8일 이틀간 열리는 한 국제컨퍼런스에서도 '부동산 거품'이 등장했다. '아시아의 지속성장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미 경제·통상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공동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오른 경제석학들은 '한국에 부동산 거품은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애덤 포젠 피터슨연구소장은 '한국이 연간 3%대 성장을 이룰 수 있겠냐는 질문에 "한국은 부동산 거품도, 심각한 소비자 신용 증가도 없었다.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보다"고 답했다.


조동철 한은 금통위원도 "일본과 달리 부동산 가격에 대규모 거품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특히 조 위원은 그간 여러 차례 '부동산 거품론'에 반론을 제기해 왔다.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배경 중 하나로 '부동산 거품'을 들었다. 그는 지난 6월 한 강연에서 "일본은 1980년대 소비자 물가는 안 오르는데 집값은 급등했다. 우리는 부동산 가격에 대규모 거품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주장했다.


세계 주요 도시와 서울의 집값을 비교한 수치는 흔히 '부동산거품론'에 대항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된다. 세계 국가와 도시의 비교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넘베오(NUMBEO)의 올해를 기준으로 280개 도시 가운데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 비율(PIR)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국 베이징으로 42.2배를 기록했다. 한국 서울은 17.4배로 34위에 머물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누가 봐도 선진국 어느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집값 흐름은 안정적이다. 가격만 객관적으로 보면 절대 '거품'이라 할 수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韓 '부동산거품', 있다 vs 없다 자료:한국은행


현 정부 정책 기저에 깔린 '부동산 거품론'에도 근거는 있다. 서울 강남을 비롯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투기 세력이 몰리면서 가격 급등해 전국적으로 집값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조 위원도 강남 4구를 포함한 한강 이남 지역에는 투기적 거품이 있다고 했다. 매매가격이 소비자물가 이상으로 급등한 데다 2003년 이후 전세와 매매가격의 격차가 크게 확대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정부가 세제, 대출, 청약규제를 한꺼번에 담은 8·2 부동산대책을 자신감 있게 추진한 건 '거품'이 껴있다는 확신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부동산 가격을 잡아 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정부의 태도에 '무모하다'는 평가가 좀 더 앞선다. 서울과 수도권, 세종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부동산 가격이 전국적으로 급증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거품'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냐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시장의 생리보다는 정치적 의도가 앞선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집값을 잡는다는 건 무척 위험한 발상"이라며 "가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일부지역의 상승세를 누르는데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 또한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전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1순위 청약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 168.1대 1에 달했다. 올 들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 지침에 따라 분양가를 대폭 낮추면서 향후 높은 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수요자가 몰린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거품이 껴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정부 정책이 청약시장을 불붙게 만들고 있다"며 "전체적인 주택시장의 흐름이 중요한데 특정지역의 주택가격에 정책의 중심을 두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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