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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공항면세점…"임대료, 더 못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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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갤러리아, 제주공항서 연말까지 연장 운영
임대차 계약 해지 통보 후 요율 산정으로 임대료 부담 낮춰
롯데면세점도 인천 매장 고심…"정리 가능성도"

기로에 선 공항면세점…"임대료, 더 못버틴다" 인천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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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공항면세점들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연간 최대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 부담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정부를 상대로 인하 요구를 관철시키거나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는 방안 가운데 택일해 밀어붙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임대차 계약은 이날 종료됐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 측의 요청에 따라 올해 말까지 운영을 연장하고, 이 기간에는 기존의 고정임대료 대신 판매품목별로 영업요율을 산정해 수수료를 납부키로 했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최대한 적자를 보지 않는 선에서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역시 나서서 면세점 지원 의지를 밝힌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국제 여객이 전년 대비 40% 이상 급감한 제주, 청주, 무안, 양양 등 4개 공항에 대해 면세점 임대료를 30% 인하해주는 한편 납부 시기도 유예해주겠다고 밝혔다.

업계의 최대 난제는 인천국제공항이다. 국토부의 발표 이후 30일 오후 한국면세점협회에서는 상위 업체인 롯데, 신라, 신세계면세점의 대표를 대동해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만나 임대료 인하를 거듭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정 사장과 각 사 대표 3인, 이광주 인천공항공사 부사장, 김도열 한국면세점협회 이사장 등 6명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로에 선 공항면세점…"임대료, 더 못버틴다" 지난 7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이용객들이 몰려있다.


이날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사 측은 임대료를 국가계약법을 준수해 거둬야 하는 세수이기 때문에 임의로 인하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임대료 인하의 근거가 될 여객 수 역시 지방 공항과는 다른 흐름이다. 최근(하계 성수기 기간ㆍ7월15일∼8월20일)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한 677만명을 기록했다. 일평균 여객은 전년 하계성수기 대비 2.4% 증가한 18만3038명이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 연매출의 약 40%(지난해 기준 약 8656억원)를 면세점 임대수익이 차지하는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도 공사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비정규직 1만여명의 정규직 전환, 일자리 창출 등 비용이 필요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시기"라면서 "지난해 취임한 정일영 사장이 본인 임기 내에 매출의 절반 가까이인 임대료를 인하하는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 1조1455억원, 임대료 4518억원을 납부한 인천공항 내 최대 사업자 롯데면세점의 경우 임대차 계약 종료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분기 2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사태 이후 14년 만에 적자를 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인천공항 매장을 정리하는 방안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인 방안으로 꽤 오랫동안 논의돼 왔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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