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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의 전쟁]선택약정 할인율 인상 강행…논란 3가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1초

적용 대상은 신규 가입자로 제한?
행정 소송 진행되면 수년 표류할 것
통신비 부담 업계 전체가 분담해야

[25%의 전쟁]선택약정 할인율 인상 강행…논란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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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정부가 9월 중 선택약정 할인율을 20%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통신 업계가 시끄럽다.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부터 신규 가입자만 적용 대상으로 정해지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첫 번째 통신비 인하 정책이 시행 전부터 난항에 빠졌다.

◆신규 가입자만 할인 혜택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동통신3사에 보낼 공문에는 선택약정 할인율 25% 적용 대상이 '신규 가입자'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7월10일 14면 참고> 기존 가입자들은 문재인 정권의 통신비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통사와 가입자가 이미 맺은 계약에 대해 과기정통부가 나서서 소급 적용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초 이미 선택약정 가입자는 1500만명을 넘어섰다. 이동전화 전체 가입자의 27.5% 수준이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선택약정 가입자들의 할인율이 그대로 25%로 상향 적용되는 것을 기대했다. 그렇지 않으면 공약 후퇴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과기정통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발표한 통신비 인하 공약의 핵심 사안인 월 1만1000원 기본료 폐지 방안을 포기한 바 있다.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이통사로서는 기존 가입자 1500만명에게 할인율 인상을 소급 적용해달라는 제안은 어불성설이다.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선택약정 가입자 비율이 그대로인 채 할인율만 5% 포인트 상향해도 당장 연간 3200억원의 매출감소가 예상된다. 가입자 비율이 30%로 증가하면 5000억원, 40%로 증가하면 1조1000억원, 50%로 증가하면 1조7000억원의 매출이 줄어들게 된다.


이에 녹색소비자연대 등 6개 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선택약정 할인율 25% 상향 적용을 기존 가입자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 이통사의 협조를 요구할 계획이다.


◆소송 검토 중인 이통사 =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 자체가 시행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통3사는 이미 대형 로펌과 함께 법률 검토를 진행, 행정 소송을 제기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통사는 과기정통부 장관 재량에 따라 요금 할인율을 25%로 인상하는 것은 현행법에 근거한 조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제도 취지인 '지원금에 상응하는 수준'을 훌쩍 넘어설 뿐 아니라 기준 자체가 5%인지, 5% 포인트인지도 해석이 분분하다는 것이다.


이밖에 투자자들도 투자보고서 등을 통해 정부의 통신비 대책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행정 소송 등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경우 역으로 이통사가 투자자들에게 배임죄로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


이통사가 소송제기와 함께 부수적으로 신청하는 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할 경우 정책 시행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이통3사ㆍ제조사의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부풀리기'에 대해서도 450억원대의 과징금과 함께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이통3사와 제조사의 소송제기 및 집행정지가처분 신청으로 5년 지난 현재까지도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통신비 인하 부담 나누자" = 통신비 인하 부담을 정부, 제조사, 포털 사업자 등과 나눠야 한다는 주제로도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우선 이통사들이 주파수 대가로 지불하는 준조세 성격의 주파수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를 통신 복지에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이통3사가 지불한 금액은 주파수할당대가가 1조1265억원, 전파사용료가 2394억원으로 총 1조3659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약 1조842억원으로 추정된다. 또 5G 주파수 할당대가를 인하하는 것도 정부가 검토해야 한다고 이통사는 주장한다.


이밖에 분리공시제 도입,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 등 통신시장 구조를 개선, 스마트폰 출고가를 낮추는 것도 통신비 인하 정책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분리공시제는 이통사와 제조사가 지급하는 지원금 규모를 각각 공개하자는 것이고 단말기 자급제는 단말기 판매와 통신서비스 가입을 분리하자는 내용이다. 각각 단말기 유통 구조를 투명화해 제조사의 출고가 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다.


또 포털, 동영상 업체가 자사의 콘텐츠 이용시 소진되는 데이터 비용을 대신 지불하는 제로레이팅이 활성화 돼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 자체를 줄여주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이미 미국에서는 동영상 업체 넷플릭스가 현지 이통사와의 제휴를 통해 자사 가입자가 소진하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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