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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사고 안먹고 안쓴다]"사먹기도, 요리하기도 부담" 폭염 속 서민 지갑은 '얼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1초

AI·날씨 여파에 다시 비싸지는 농·축·수산물
신선식품, 전체 소비자물가 끌어올려…소비는 잔뜩 위축

[안사고 안먹고 안쓴다]"사먹기도, 요리하기도 부담" 폭염 속 서민 지갑은 '얼음'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산을 쓰고 가는 시민(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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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다 비싸잖아요 요새. 뭐 사먹기 겁나고, 그렇다고 재료 사서 요리하기도 부담스럽네요."
최미현(42·여)씨는 지난 주말 식구들과 서울 시내 복합쇼핑몰 푸드코트에 갔다가 메뉴 하나당 1만원 훌쩍 넘는 가격에 식겁했다. 그렇다고 점심을 안 먹을 순 없다. 결국 남편과 최씨는 '배가 부르다'는 핑계(?)로 음식 하나를 나눠 먹었다. 아이에겐 약간 저렴한 어린이용 메뉴를 시켜줬다.


먹거리 물가가 끊임없이 오르면서 서민들 소비 심리를 위축시킨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소비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식품 등 소비자물가가 뛰며 서민 부담을 키우는 모습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와 가뭄·무더위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밥상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19일 기준 갓(1kg 상품) 가격은 3800원으로 평년과 1년 전 대비 각각 119.5%, 101.6% 급등했다. 평년가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양파(1kg 상품·1884원)는 1년 전보다 28.3% 올랐다. 평년 가격보다는 14.1% 높다. 평년보다 마늘(깐마늘 1㎏ 상품·9599원)은 17.5%, 풋고추(100g 상품·1001원)는 16.2%, 당근(1kg 상품·3179원)은 9.3% 비싸다. 수미 감자 100g 상품 소매가는 272원으로 평년보다 22.8% 높다.

[안사고 안먹고 안쓴다]"사먹기도, 요리하기도 부담" 폭염 속 서민 지갑은 '얼음' 상추와 고추(아시아경제 DB)


아울러 적상추 100g 상품 소매가는 1466원으로 평년 대비 45.9% 높다. 적상추와 시금치 등 엽채류 도매가는 최근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적상추 4㎏ 한 상자(상품 기준)의 월평균 도매가는 2만7239원으로 지난달 평균인 1만195원보다 167% 뛰었다. 시금치 4㎏ 한 상자(상품 기준)도 지난달보다 95.8% 급등한 1만7620원에 거래되고 있고, 배추 역시 10㎏ 한 망에 5589원으로 전월보다 61.6% 상승했다.

폭염과 가뭄 속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던 농산물 가격은 이달 시작된 장마가 생육과 출하에 지장을 주면서 공급량이 줄어들자 다시 올라왔다. 장마·폭염이 계속 이어지면 작물 생육 저하에 따른 공급 감소가 심화, 가격은 더 뛸 수밖에 없다.


축·수산물 물가도 요즘 심상찮다. 달걀 가격은 지난달 3일 제주 등지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사례가 나타난 이후 상승세다. 19일 전국 평균 특란 30개들이 한 판 소매가는 7849원으로 평년 가격(5470원) 대비 43.5% 높다. 1년 전(5128원)보다는 53.1% 비싸다. 19일 한우 등심(100g 1등급·7925원) 소매가는 평년 대비 17.7% 높다. 한우 갈비(100g 1등급·5006원)는 14.5% 비싸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 중품·2375원) 가격은 12.6% 높다. 냉동 물오징어(중품) 1마리 소매 가격은 3298원으로 평년가(2062원)보다 59.9% 비싸다. 1년 전(2100원)보다는 57% 올랐다.


이 밖에 외식 메뉴와 라면, 음료,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물가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1.9%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는 1월 2.0%, 2월 1.9%, 3월 2.2%, 4월 1.9%, 5월 2.0%에 이어 지난달까지 2% 안팎의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은 신선식품이 주도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0.5%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7.6% 올라 전체 물가를 0.59%포인트 끌어올렸다. 올해 1월 8.5%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농산물은 7.0%, 축산물은 8.6%, 수산물은 7.8% 올랐다. 달걀이 69.3%, 오징어가 62.6%, 감자가 35.6%, 토마토가 29.3%, 수박이 27.3% 각각 상승했다.

[안사고 안먹고 안쓴다]"사먹기도, 요리하기도 부담" 폭염 속 서민 지갑은 '얼음' 지갑(아시아경제 DB)


식품 물가는 서민 경제와 직결된다. 밥상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면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실제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이정애(52·여)씨는 "간만에 소고기를 구워 먹으려 했는데 가격이 비싸 그냥 닭고기만 좀 사온 적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친구들과 여름 휴가를 다녀온 최성제(32·남)씨는 "삼겹살, 상추 등이 너무 비싸 넉넉하게 사지 못했다"면서 "펜션에서 친구들끼리 서로 '이거 금(金)겹살이니 아껴 먹어라'고 눈치 줬다"며 웃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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