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엽·송영무 후보자 임명 여부 내주 결론
야3당, 공동 대응…'머리 자리기' 발언 역풍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독일을 잇달아 방문하며 정상외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국내 정치 상황은 더 꼬여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편안 등은 야당의 보이콧으로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이 조대엽 고용노동부·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 야당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국회에 조대엽·송영무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오는 10일까지 재송부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날은 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다. 청와대는 법적 절차를 마친 이후엔 임명권자의 판단에 따라 장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 앞서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의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
야3당은 음주운전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된 두 후보자가 장관 업무를 수행하기가 부적격하다고 규정하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야3당은 7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여당은 후보자 흠결을 덮지 말고, 후보자 의혹 규명에 적극 나서라"고 압박했다. 이어 "흠결이 차고 넘치는 데도 일단 장관직에 앉히고 보자는 거라면, 이는 민생을 위협하는 태도임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이 나오면서 사안에 따라 여당에 협조해 온 국민의당 마저 청와대와 여당에 돌아선 상태다. 더욱이 문 대통령이 가장 마지막에 지명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주민등록법을 위반(위장전입)한 사실을 청와대가 밝힌 상황이어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추가적인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청와대는 무엇보다 조대엽·송영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정권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기획위원회 활동이 얼마 남지 않는 점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거나, 일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해 정국을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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