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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대혼란…더더욱 갈피 못잡는 중3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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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일주일 앞두고 없어진 일제고사
자사고·외고 단계적 폐지 선언


교육계 대혼란…더더욱 갈피 못잡는 중3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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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이민우 기자] "우리 다음주 시험 안보는 거에요? 너무 좋아요." (경기도 일산 중3 남학생)


"시험지 인쇄도 다 끝나고 오늘부터 배포된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급하게 결정하고 취소할 수 있는지 어처구니가 없네요."(서울 마포 고교 교사)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4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을 모든 학생이 치르는 '일제고사'에서 일부 표본만을 대상으로 한 표집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교육부에 권고했다. 일제고사를 폐지하라는 사실상의 정부 '지침'을 교육부도 즉각 수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시행될 학업성취도 평가대상 학생은 당초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전체 93만5059명 중 3%인 2만8646명으로 축소됐다. 나머지 학생들은 각 시ㆍ도교육청 재량에 따라 학업성취도 평가를 볼 수도, 보지 않아도 된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 줄세우기 경쟁의 폐혜를 막기 위한 새 정부의 전향적인 결정을 이해하면서도 불과 시험 일주일을 앞두고 전격 결정되면서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시험 일자가 정해지고 시험지 90만여장이 인쇄까지 마친 상황이다.


특히 지난 9일 전국 시ㆍ도교육감협의회가 국정기획자문위와의 간담회에서 이 학업성취도 평가의 폐해를 지적하고 표집평가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 이후 나온 결정이어서 교육정책의 주체가 돼야 할 교육부가 오히려 시도교육감들의 의지에 끌려가는 모양새라는 점도 지적한다.


같은 날 경기도에 이어 서울시교육청 등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것도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 2015년 자사고 운영성과평과에서 기준점에 미달돼 오는 28일 재평가 결과가 발표되는 경문고와 세화여고, 장훈고 등 자사고 3곳은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이번 재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60점 미만을 받으면 시교육청이 지정 취소를 할 수 있다. 교육부가 이에 동의하면 이들 학교는 일반고로 전환된다. 다만 학교의 입장과 평과 결과에 대해 소명하는 청문회, 교육감 결재 및 교육부장관 동의 등의 절차가 있기 때문에 곧바로 오는 2학기부터 이들을 일반고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보통 고입 전형 확정안이 3월에 나오고 선발 인원 확정안이 8월에 나오는 만큼 이 기간에 맞춰 이뤄지는게 상식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세목 서울자사고연합회 회장은 "교육자치를 외치는 교육감들이 정작 일선 학교의 자율성은 해치고 있다"며 "학교 서열화를 없애기 위해서는 이렇게 급작스러운 자사고 폐지가 아니라 좀 긴 시간 동안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이미 여러 자사고 입학설명회에 참석하며 아이와 함께 진로까지 다 계획하며 착실히 수행하고 있었는데 날벼락이 떨어졌다"며 "앞으로 또 어떻게 계획을 짜야할지 골치가 아프다"고 토로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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