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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군' 욕먹는 왕과 사랑받는 왕…오늘을 정조준했다[st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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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군' 욕먹는 왕과 사랑받는 왕…오늘을 정조준했다[st포커스] '대립군' 여진구 이정재 스틸 /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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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STOO 이소연 기자]존경받지 않는, 욕 먹는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은 제대로 된 리더가 되기 어렵게 한다. 이권을 갖는 순간 자신의 편의만 추구하기도 쉬워진다. 이러한 현실과 이상의 간극은 자기합리화로 채우면 되기 때문이다. '대립군'은 500여년 전 얘기로 오늘을 정조준했다.

31일 개봉하는 '대립군'은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 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하지만 '대립군'은 화려한 전쟁신을 보여주며 오락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광해군의 분조 행렬을 따라가며 '올바른 군주는 무엇인지' 묻는 등 메시지에 비중을 실었다.


'대립군'은 역사적으로 조명받지 못한 광해군의 분조 시절을 담았다. 당시 광해군은 남의 군역을 대신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대립군들을 호위병으로 한 채 의병을 모으러 강계로 떠났다. 도망가도 잡혀 죽음을 면치 못 하고 싸우다가 황천길을 갈지도 모르는 대립군들은 고단한 민초들의 상황을 보여준다. 마냥 애국심 혹은 의협심으로 싸운 것이 아니라 가족과 내일을 위해 죽음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까지 견뎌야 했던 것. 현실 속에서도 비정규직 등 수많은 사회적 을들이 비합리적인 것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임진왜란 때 어린 아들을 앞세워 의병을 모으게 하고 자신은 의주로 피란한 선조는 자신의 안위만 우선적으로 꾀하는 리더를 상징한다. 현 시대에도 자신의 실적 혹은 무사안일을 위해 자신의 책임은 회피한 채 밑의 직원들은 범법자가 되게끔 유도하는 경우도 만연해 있다.


반면 어명을 받들어 전쟁 속에서 군을 모으기 위해 광해와 분조 일행은 두려움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강계로 떠난다. 하지만 일본군은 계속해서 추격하며 광해를 압박해오고 광해는 선택과 갈등의 순간에 직면하게 된다.


'대립군'은 그 시절 민초들과 군주의 모습을 흑백 논리를 넘어 담백하게 담아낸다. 슈퍼맨 같은 영웅보다는 리더는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그린다. 러닝타임 130분.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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