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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소집에 나오지 않는 아이들…드러난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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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불참자 488명 소재파악…현재까지 미확인 아동 2명으로 줄어
사이비종교로 사망 2명ㆍ해외 무단출국 3명 등 학대ㆍ방임 잇따라
지명수배자 부모ㆍ보육시설 생활 등 미취학아동 여전히 '사각지대'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사이비 종교에 빠진 신도 최모(41ㆍ여)씨는 지난 2014년 초 남편과 이혼한 뒤 아들과 딸을 데리고 한 종교집단이 운영하는 공동체에 들어갔다. 진돗개를 숭배하는 이 집단의 훈육담당자 김모(53ㆍ여)씨는 최씨 아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폭행했고, 다섯 달 동안 학대받던 아들은 그 해 7월 최씨가 보는 앞에서 김씨가 휘두른 나무주걱에 입술이 터질 정도로 맞다 숨졌다. 이들은 시신을 나무 상자에 담아 전북 전주의 한 야산에 묻었고, 사흘 뒤에는 시신을 다시 꺼내 불태운 뒤 인근 강변에 유골을 뿌렸다. 최씨는 범행 한 달 뒤 경기 부천의 한 백화점 앞에서 아들을 잃어버렸다고 경찰에 거짓으로 실종 신고를 했다.

#원모(38ㆍ여)씨는 2010년 2월 아들을 낳아 홀로 기르던 중 사이비 무속신앙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김모(2011년 사망ㆍ당시 51ㆍ여)에게서 "아기에게 액운이 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원씨는 2010년 8월 부산 금정구에 있는 김씨의 오피스텔에서 생후 6개월 된 아들을 상대로 향불을 이용한 '액운 쫓는 의식'을 받았고 20여분간 가혹 행위를 받던 아기가 숨지자 김씨와 함께 경북 경산의 한 야산으로 가 시신을 불에 태운 뒤 유기했다.


예비소집에 나오지 않는 아이들…드러난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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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초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야 할 아동 2명의 소재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교육부가 올해 처음으로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참석하지 않은 아동들의 소재를 파악하고 경찰이 추적에 나서면서 수년 전 아동을 유기하거나 살해한 사건들의 전모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5일 교육부와 경찰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취학 대상자 총 48만679명 가운데 예비소집과 입학식에 모두 불참하고 두달이 지난 현재까지 학교에 오지 않은 '소재 미확인' 학생이 전국적으로 2명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초 계모의 학대를 받다 숨진 '원영이 사건' 이후 미취학 아동에 대한 학대사건이 잇따라 사회문제가 되자 미취학ㆍ장기결석 학생을 전수 조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예비소집 단계에서부터 행정자치부와 각 시도교육청,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기관과 함께 미참석 아동의 소재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예비소집에 불참하고 연락이 닿지 않았던 전국의 아동 488명 가운데 상당수의 소재가 순차적으로 파악됐다. 소재 미확인 학생 수는 입학 전인 지난 2월21일 98명이었으며, 입학식이 열린 3월2일에는 12명으로 줄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아동들은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보육시설 등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가 아이를 낳고 출생신고는 했으나 이후 키우기 어렵다는 이유로 아이를 유기했고, 보육원 등에서 새로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받아 살아온 아이들이 만 6세 취학연령이 되면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위장결혼을 위해, 또는 육아휴직 수당을 받으려고 낳지도 않은 아이를 허위로 출생신고한 사례도 7년 만에 밝혀졌다.


3월22일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아동은 7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2명은 부모가 사이비 종교와 무속신앙에 빠져 이미 영아 때 사망한 상태였다. 또 다른 미확인 아동 3명은 현재 부모와 함께 해외(베트남)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나머지 아동 가운데 1명은 부모가 수년째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돼 현재 도피중이어서 아이 역시 부모와 함께 숨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미확인 아동 1명은 아버지가 경찰 조사에서 "7년 전 모르는 사람에게 아이를 넘겨줬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경찰은 이 아버지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하고 계속 이 아동을 찾고 있다.


교육부는 올 들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학교장이 미취학ㆍ장기결석 아동에게 취학ㆍ출석을 독촉하거나 아동의 출입국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등 아동의 안전ㆍ소재를 더욱 촘촘히 관리하도록 했다. 취학 연령대 아동에 관해서는 최소한 입학 시점을 전후해 국가 차원에서 학대나 방임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이보다 어린 미취학 아동의 경우 안전을 확인할 방법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는 보육료, 양육수당을 신청하지 않거나 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 기록이 없는 아동, 어린이집 장기결석아동 등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올 하반기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각 학교 현장과 지역사회 등에서도 아동들의 소재ㆍ안전 확인을 시급한 문제로 인식하고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경찰과 협조해 남은 2명의 아이들의 소재도 끝까지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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