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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만에 '회색빛 강판'이 '순백색 냉장고 문'으로 대변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5초

세계최대 컬러강판 라인 갖춘 동국제강 부산공장 가보니
4월, 생산라인 1개당 월 생산량 5만6000t
철강사 유일 디자인팀·컬러연구소 갖춰…컬러강판 고객맞춤 생산
24시간 풀가동에도 공급량 모자라 10번라인 증설 검토

15분만에 '회색빛 강판'이 '순백색 냉장고 문'으로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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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17일 동국제강 부산공장의 9번 컬러강판 생산라인 입구. 폭 1.3m, 두께 0.25mm짜리 아연도금 강판이 거대한 기계 안에 분당 100m 속도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생산라인 끝에선 거울처럼 매끈한 순백색 컬러강판이 쉴새 없이 뽑아져 나왔다. 회색빛 아연도금 강판은 15분만에 길이 200m에 달하는 생산라인을 거쳐갔다. 그 사이 롤 도장(塗裝) 방식으로 3번 페인트색이 입혀졌고 자외선 코팅처리까지 완료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반짝반짝한 컬러강판으로 변신했다. 컬러강판은 삼성전자ㆍLG전자ㆍ월풀ㆍ샤프 등의 프리미엄 냉장고 문에 사용된다. 자외선 코팅은 고선영ㆍ고광택 표면을 만드는 동국제강만의 기술이다. 라인 1개당 컬러강판 월 생산량은 5만6000t. 김민석 고객지원팀 과장은 "동국제강은 철강회사 중 유일하게 디자인팀과 컬러연구소를 갖추고 있다"며 "고객 요구에 맞게 회색빛 철판에 갖가지 색깔과 질감을 입힐수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가전용 컬러강판 뿐 아니라 건자재용 컬러강판도 생산한다. 8번 생산라인에선 해외에 수출할 원목 느낌의 컬러강판을 만들고 있었다. 도장과 표면처리를 통해 원목 색감과 질감을 철판 표면에 그대로 살렸다. 건물 내ㆍ외장재로 쓰는 이 컬러강판은 유럽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동국제강 부산공장 쇼룸에는 이런 차갑고 무거운 철의 느낌을 완전히 지운 컬러강판들이 전시돼 있다. 꽃무늬를 입힌 냉장고용 제품부터 건물 벽면을 꾸밀 때 쓰는 부식된 느낌의 제품까지 종류도 수백가지다.

15분만에 '회색빛 강판'이 '순백색 냉장고 문'으로 대변신  동국제강의 UV코팅 처리된 컬러강판. 삼성전자, LG전자의 프리미엄 냉장고 문에 쓰인다.


가전용은 '앱스틸', 건자재용은 '럭스틸'이라는 브랜드명도 있다. 럭스틸은 서울N타워, 고척 스카이돔 야구경기장, 서울 종로 D타워 외장재로 쓰여 이름을 알렸다. 컬러강판의 생명은 디자인인 만큼 한 달에 적게는 10번, 많게는 20번씩 가전사 디자인 실무진들이나 철강제품 중계상들이 다녀간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라 고객사가 원하는대로 가전용은 1t, 건자재용은 3t 물량까지 생산한다. 생산라인 1개당 하루에 10개 종류의 컬러강판을 만들어 낸 경우도 있다.


컬러강판 생산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눠진다. 열연코일을 펴 녹을 제거하고 얇게 펴는 것이 1단계, 표면에 녹이 슬지 않도록 아연 도금을 하는 작업이 2단계, 도금강판에 색과 질감을 입히는 것이 3단계다. 동국제강 부산공장은 이 공정을 모두 소화하는 기술력을 보유했다. 단일 컬러강판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요즘엔 컬러강판이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모든 라인을 24시간 풀 가동하고 있는데도 영업사원들이 서로 본인들이 수주한 제품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독촉할 정도"라며 "10번째 컬러강판 생산라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동국제강 컬러강판의 국내 점유율은 39%다. 이 분야에서만큼은 포스코와 현대제철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부가제품이라 회사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컬러강판의 매출비중은 지난 2015년 10.9%(6890억원)에서 지난해 13.2%(7170억원)로 2.3%포인트 높아졌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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