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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휴업 '통일펀드'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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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대박론' 후 우후죽순 생겨…설정액 339억으로 축소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브랜드 마케팅 콘셉트 무의미해져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2014년 '통일대박론'이 유행한 이후 우후죽순 만들어졌던 통일펀드가 개점휴업에 들어갈 처지에 놓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펀드에 통일이라는 브랜드와 마케팅 콘셉트 자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펀드 대부분은 이미 자투리펀드로 전락해 청산 수순을 밟고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통일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출시 첫해인 2014년 12월 말 기준 543억원에서 지난 9일 339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펀드들은 박 전 대통령이 취임 2년차인 2014년 1월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발언한 이후 같은해 3~6월 사이 신영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등에서 잇따라 만들어졌다.


통일 이후 북한이 단계적으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주식을 편입하는 것이 통일펀드의 주요 콘셉트다. 지난 9일 기준 설정액이 가장 큰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C3'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삼성전자(17.75%), 현대모비스(3.20%), 현대차(2.73%), KB금융(2.59%), POSCO(2.18%), SK텔레콤(1.83%) 등의 순으로 비중이 높다. 다른 통일펀드들도 삼성전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그 외 대형주와 인프라 관련주가 주로 담겼다.

수익률도 썩 나쁘지 않았다. 통일펀드의 최근 1, 2년 평균수익률은 각각 6.57%와 5.42%로 같은 기간 동일한 유형군인 액티브주식테마 펀드(1년 4.31%, 2년 -3.91%)보다 성과가 뛰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 결정을 내리면서 남북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자 펀드 자금유출과 더불어 수익률도 주저앉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최순실 게이트' 여파 등으로 통일펀드엔 환매세가 줄줄이 이어지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통일펀드의 최근 한달간 수익률은 1.56%로 액티브주식테마(1.35%)와 비슷한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순자산도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을 제외하면 모두 50억원 미만의 소규모펀드다. '교보악사우리겨레통일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순자산은 고작 400만원에 불과하다. 운용사들은 내년 2월 말까지 소규모펀드 비중을 5% 이내로 줄여야 하기 때문에 차츰 청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아직 예정된 건 없지만 마케팅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통일펀드를 선보였던 하이자산운용은 일단 내부 논의를 거친다는 방침이다. 하이자산운용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펀드 존폐와 관련해서는 일단 내부적으로 의논한 다음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일펀드 순자산 330억원이 넘는 신영운용은 일단 장기투자 관점에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허남권 신영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통일은 한국이 저성장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신념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펀드는 앞으로도 꾸준히 운용할 것이며 대북친화적 정권으로 바뀌면 다시 흥행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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