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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 '저작권 보호' 정책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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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 '저작권 보호' 정책 유감 이명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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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좀 더 성원과 지지를 보내 줘야 할 기관들을 꼽으라면 반드시 빼놓아선 안 되는 곳으로 ‘한국 저작권 협회’를 들고 싶다. 음식을 맘껏 씹을 수 있는 권리, 즉 ‘저작(詛嚼)’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부여해주는 저작(咀嚼)권 협회와 같은 기관이 사람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본적 권리랄 수 있는 저작권의 신장을 위한 노력을 좀 더 활발히 펼치도록 해야 한다.


저작권협회가 해야 할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저작권을 선언적인 권리나 법적인 자격 부여를 넘어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치과를 좀 더 쉽게,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건 요 며칠간 치과 진료를 받으면서 많이 들었던 생각인데, 새벽에 잠을 깰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느끼면서, 또 이 부위가 신경이 가장 많이 집중된 곳이라는 친구의 설명을 들으면서 나는 과거에 교도소 재소자들을 방문해 상담을 했던 이들이 들려준 얘기를 떠올렸다. 그들에 따르면 교도소에서 가장 흔한 질환이자 가장 방치되기 쉬운 질환이 치과 질환이라는 것이었는데, 그건 치아가 신체의 어느 기관보다 이상을 일으키기 쉬운 곳 중의 하나이지만 장비의 구비 필요성 등 진료가 쉽지 않은 사정, 치과의 비정한 기계음이 불러일으키는 공포감 등 때문에 어떻게든 진료를 미루려는 기피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것은 비단 교도소 내부의 문제만이 아니다. 교도소 밖의 사회에서도 인체의 어느 부위보다 치아 주변 질환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특히 많아지고 있는 듯한데, 거기에는 질환 자체의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치과 문턱을 높이는 많은 장벽들이 작용하고 있다. 이는 물론 최후의 순간까지 치과 가기를 꺼리는(라기보다는 무서워하는) 탓이기도 하지만 특히 돈을 많이 잡아먹는 곳이 치과라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스케일링에 대한 건보 혜택 등이 몇 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들에게 치과 진료는 건보 밖의 ‘고비용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오늘날 치아 건강을 해치는 요인들 중 상당 부분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선 것들이다. 개인의 선택권 바깥에 있는 전반적인 식생활의 변화, 공공 환경의 오염 등 사회적인 요인들에 의한 치아 건강의 손상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치과 진료에 대한 사회적 책임성이 더욱 강화돼야 마땅할 것이다. 교도소 인권환경의 지표 중의 하나가 건치율에 있다고 본다면 그 사회 건강 복지 지표 중의 하나 역시 건치율과 치과진료의 용이도에 있을 듯하다.

우연찮게도 치아에 문제가 터지기 며칠 전에 ‘병중사색(病中思索)’이란 책을 선물 받아 읽게 됐다. 옛 지식인들이 질병을 성장의 계기로 삼고 질병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는 글을 모아놓은 것이었다. 그러나 치통으로 잠을 못 이루는 밤을 무궁한 생각을 펼치는 시간으로 삼은 이색(李穡)처럼 치과 질환과 진료에 대한 이런 생각을 극심한 통증 속에 했던 것은 아니다.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던, 그야말로 '절대통증'이 지나가고 난 뒤에야, 그러니까 ‘병후(病後)’사색으로 찾아왔을 뿐인데, 나는 다만 신체 기능의 이상을 홀로 대속(代贖)하려는 듯 내 입 안에 찾아온 그 끔찍한 통증의 희생정신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 저작권협회의 분발을 거듭 촉구한다.


무엇보다도 세계적으로도 ‘저작가’들의 권리 향상을 위한 노력이 과잉이라고 할 정도로 펼쳐지고 있는 지금, 한국저작권협회는 일부 능력 있는 저작권자들의 보호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말고 저작권이 없는 이들의 권리 향상에 더욱 많이 애써야 할 것이다.


이명재 편집위원 prome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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