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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카레라스 "은퇴는 순리, 신이 목소리 남겨주시는 한 계속 노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9초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마지막 월드 투어-음악과 함께한 인생'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 플라시도 도밍고(76)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불려온 호세 카레라스(71)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는다. 카레라스는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지막 월드 투어-음악과 함께한 인생'을 연다. 그의 47년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세계 투어 공연의 일환이다.

카레라스는 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1976년 오페라 '토스카'를 공연하기 위해 한국에 처음 방문한 이후 여러 차례 한국 무대에 섰다"면서 "그동안 보내줬던 사랑과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마지막 무대나 은퇴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은퇴는 당연한 순리이지만, 은퇴에 대해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우수에 젖게 된다"면서 "노래할 수 있던 지난 47년은 매우 감사하고 축복받은 시간이었다. 은퇴하는 날은 행복한 날이지, 슬픈 날은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번 월드 투어가 2~3년 정도 계속될 것 같다"면서 "이번 투어가 정확히 언제 끝나게 될지 모르지만 투어가 끝나면 정말로 은퇴를 선언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은퇴를 한다고 해서 공연을 안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프로 무대는 마감하지만 자선 무대 등에는 꾸준히 오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태어난 카레라스는 6세 때 테너 마리오 란자(1921~1959)가 주연한 영화 '위대한 카루소'란 영화에 감명을 받아 성악가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의 아마추어 무대를 우연히 본 유명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의 눈에 들어 1970년 바르셀로나 리세우 극장에서 그녀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것이 정식 데뷔다. 그는 이듬해 베르디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 오페라 극장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데뷔 4년 후인 28세 때는 24개 오페라의 주역을 맡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1990년 이탈리아 로마 월드컵을 앞두고 파바로티, 도밍고와 함께 '스리 테너'로 무대에 서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는 세계적인 테너로 활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백혈병을 극복하고 재기 무대에 오른 순간을 꼽았다. 그는 1987년 느닷없이 찾아온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힘든 투병생활을 했지만 기적적인 완치 판정을 받고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백혈병 투병으로 일 년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면서 "1년 뒤 다시 고향 무대에 섰던 순간에 느꼈던 그 감격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떠올렸다. 백혈병 완치 후 '호세 카레라스 백혈병 재단'을 설립한 그는 자신과 같은 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지원활동을 하고 있으며 은퇴 후에도 재단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최근 친구 도밍고와 함께한 인터뷰 내용을 일부 인용하며 "도밍고가 신께서 노래할 수 있는 정도의 목소리를 남겨주시는 한 계속 노래할 거란 이야기를 인터뷰 중에 했는데 정말 멋진 답변"이라고도 했다.


그는 마지막 내한공연에서 지금까지 그를 있게 한 대표곡들을 들려준다. 주요 오페라 아리아부터 카탈루냐 민요, 뮤지컬까지 카레라스 인생에 영향을 끼친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그는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등과 함께했던 곡들, 모국어로 부르는 곡 등 한 곡 한 곡이 모두 내게 큰 영향을 미친 곡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에는 조지아 출신의 소프라노 살로메 지치아가 함께 한다. 연주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데이비드 히메네스)가 맡는다. 관람료는 6만~28만원.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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