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국회의원 지역구 64곳 공모…19곳만 임명
탄핵정국에 이미지 추락…비례대표 지원도 줄어
30곳 추가공모…당명 교체 등 혁신 이후 기대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누리당이 탈당한 의원들의 빈자리를 대신할 조직위원장 공모에 나섰으나 눈에 띄는 인물이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조기 대선 정국에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라는 변수가 사라졌음에도,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 때문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6일 "탄핵 정국에서 생긴 사고 당원협의회에 대한 조직위원장 공모에 발 빠르게 나서면서 탈당파(바른정당) 의원들 뿐 아니라 추가 탈당을 고민하던 의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효과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막상 공모를 받아 보니 당이 처한 상황을 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지난달부터 세 차례에 걸쳐 조직위원장 공모를 냈다. 지난달 12일에는 전국 국회의원 선거구 64곳에 대해 첫 공모를 진행했지만, 서울 7인, 인천 1인, 광주 1인. 울산 1인, 경기 3인, 강원 1인, 전북 1인, 전남 1인, 경남 2인, 제주 1인 등 전국 19개 조직위원장을 선정하는데 그쳤다.
이 가운데 적임자를 찾지 못한 30곳은 추가 공모를 진행 중이다. 이후 추가 탈당자가 발생하면서 12곳을 신규 공모했다. 또 다른 새누리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추가 탈당자가 발생하면 즉시 조직위원장 공모를 내 충원할 계획"이라며 "먼저 문의 전화가 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당 조직을 유지하며 선거를 치르고 바른정당도 견제할 수 있어 조직위원장이 필요하지만, 마땅한 인물이 없어 임명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조직위원장을 잘못 임명할 경우 향후 당내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조직위원장 공모에선 비례대표 의원들의 지원도 거의 없어 과거와 대조적이다. 지난 2014년에는 20대 총선에서 재선을 위해 비례대표 의원들이 조직위원장 공모에 대거 나섰다. 서울 중구엔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였던 민현주·문정림 전 의원이 지원했고, 청년비례대표였던 김상민 전 의원도 수원에서 출사표를 던졌었다.
이번에 1차로 조직위원장에 임명된 19명은 전 국회의원이나 기초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 등이 대부분이다. 이 관계자는 "조직위원장 공모를 급하게 진행해 기존 정치권에 있던 사람들이 지원할 건 예상했다"면서도 "현재 지원하신 분들로는 국민들에게 신선함을 줄 수 없어 새 인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당명 개정 등 당 혁신이 마무리되고 대선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질 경우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새누리당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판결이 내려지기 전엔 대선 출마 선언이 힘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원유철 전 원내대표와 안상수 의원 등이 출마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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