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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 갤럭시 수장 '고동진', 얼굴에 만감이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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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 갤럭시 수장 '고동진', 얼굴에 만감이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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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고 사장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갤럭시 노트7(갤노트7) 발화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사뭇 떨리는 목소리에 표정은 긴장한 듯 보였다. 원칙주의자이자 완벽주의자로 통하는 고 사장이 전략폰으로 갤노트7을 공식 출시한 지 13일만에 전량 리콜을 발표한데 이어 약 두 달만에 제품 판매를 전격 중단하는 사태를 겪은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까닭이었을까.


고 사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발전을 책임져온 장본인이다. '갤럭시호 수장'이란 수식어도 있다. 갤노트7이 발표되기 전까지 승승장구했다. 2015년 11월 무선사업부장에 오른 그는 10년간 갤럭시와 함께해온 주인공이다. 1세대 갤럭시부터 어느 하나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작품이 없다. 2007년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의 핵심 멤버로 일한 고 사장은 개발관리팀장, 기술전략팀장, 개발실장, 무선사업부장 등의 자리에서 일했다.

[이슈人] 갤럭시 수장 '고동진', 얼굴에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늘 갤럭시의 철학을 '새로움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갤노트7 발화 사태 앞에서 무선사업부 수장에 오르기까지 경험해온 화려한 이력은 무의미했다. '안전하지 않은' 새로움은 시장에서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갤노트7 사태로 총 7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었다. 무엇보다 고 사장이 더욱 두려워한 건 삼성 브랜드의 핵심인 혁신의 가치가 퇴색되는 것이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라는 명성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오랜 시간 동안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에 나오지 못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사실 지난 10년간 삼성전자 수만 명의 직원이 일궈낸 혁신을 지키기 위해 고 사장이 해야 하는 건 '안전한 새로움'에 대한 신뢰를 주는 일이었다. 우선 갤노트7의 발화 원인을 밝혀야 했다. 그리고 발표에 대한 믿음을 줘야 했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 구미 공장에서 연구원 700명과 함께 제품 20만대와 배터리 3만개로 대규모 실험을 거듭했다. 고 사장은 "지난 수 개월 간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제품뿐만 아니라 각각의 검증 단계와 제조·물류·보관 등 전 공정에서 원점에서부터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조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셀 수 없는 시험 끝에 발화 원인이 되는 지점과 상황을 포착했다. 관건은 이 실험 결과를 소비자가 믿게하는 것. 고 사장은 이를 위해 미국의 미국의 UL과 엑스포넌트, 독일 TUV 등 해외 안전 인증 기관 세 곳에 인증을 의뢰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삼성전자의 조사와 같은 결과를 건네받았다. 결과는 지난해 9월2일 1차 리콜 때 발표한 바와 같았다. 배터리 설계와 제조 공정상의 문제점이 갤노트7 사태의 근본적 문제의 시작점이었다.


원인을 파악한 고 사장은 이제껏 일궈온 새로움 지키기 위해 "안전을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용자들의 실제 사용 환경을 고려한 안전성 시험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핵심 부품에 대한 설계와 검증, 공정관리 등을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했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부품 개발에 대한 전문성을 더욱 강화한다고도 했다.


갤노트7 발화 사태를 일단락시킨 삼성전자는 오는 3월 갤럭시S8을 공개하며 스마트폰 시장 선도기업임을 재천명할 계획이다. 갤럭시S8의 성공 여부는 소비자가 고 사장의 이야기를 얼마나 믿는지에 달렸다. 고 사장은 이날 "책임을 통감한다"고 소감을 표현했다. 그의 말처럼 새로운 성능을 탑재하면서도 안전한 갤럭시S8이 정체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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