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유럽·아시아 국가서 애플 상대 특허 소송 추가
애플도 노키아를 반독점 혐의로 제소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애플과 노키아간의 소송전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노키아가 애플을 상대로 한 특허 소송을 전세계 11개국으로 확대한 가운데, 애플은 노키아를 반독점 혐의로 제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키아는 22(현지시간) 애플을 상대로 아시아, 유럽에서 특허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애플을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노키아는 애플을 상대로 32개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과 독일에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하루만에 11개국에서 40개 특허로 범위를 크게 확대한 것이다.
이는 애플이 노키아를 상대로 맞소송한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애플은 노키아가 소송을 제기하기 하루 전인 20일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법원에 반독점 혐의로 몇몇 특허 회사들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당초 소장에 노키아를 적시하지 않았으나 22일 노키아, 노키아네트웍스, 노키아테크놀로지 등 3개 회사를 추가했다.
소장에서 애플은 노키아와 공모한 이들 회사들이 불공정하고 반경쟁적으로 애플과 다른 혁신적인 스마트폰 제조사들로부터 지나치게 높은 수익을 거두려 한다고 주장했다.
애플이 밝힌 회사 중 하나인 코어와이어리스는 노키아와 협력하고 있는 회사로 지난주에는 2개의 특허로 730만 달러 배상 판결을 얻어내기도 했다.
노키아가 애플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추가한 곳은 헬싱키(3건), 런던(3건), 이탈리아( 4건), 스웨덴(3건), 스페인(1건), 네덜란드(3건), 프랑스(1건), 홍콩·중국·일본(각 1건)이다.
전날 노키아는 "애플이 2011년 체결한 특허 사용 계약의 연장을 거절했다"며 "이에 따라 독일 뒤셀도르프, 만하임, 뮌헨 지방법원과 텍사스 마샬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2007년 6월 첫번째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노키아는 2009년 애플을 상대로 10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2년간의 법정 소송 끝에 양사는 2011년 특허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다.
노키아는 애플을 상대로 특허 사용 계약을 연장하는 한편 특허 계약을 추가할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는 2013년 지멘스와의 합작회사인 MSN을 완전히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으며 올해는 알카텔-루슨트도 인수했다. 이를 통해 노키아는 다량의 특허를 추가로 확보했다. 노키아는 "지난 20년간 1150억 유로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으며 스마트폰, 태블릿PC, PC 등과 같은 기기에 대해 수만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키아는 애플이 사용자인터페이스(UI), 디스플레이, 칩셋, 안테나, 소프트웨어, 비디오 코딩 등의 기술에서 32개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키아와 알카텔-루슨트는 미국에서 애플을 상대로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맥컴퓨터, 애플TV 등의 기기에서 특허를 침해했다며 2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첫번째 소장에서 노키아는 애플이 자사의 비디오 코딩 특허를 사용해왔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애플은 낮은 대역폭의 셀룰러 네트워크에서 고품질의 동영상을 전송하기 위해 이 기술을 사용했다. 노키아는 이와 관련해 애플이 8개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두번째 소장에서 애플이 10개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주파수 신호를 전송하고 증폭하는 기술뿐 아니라 애플의 디지털 비서 서비스인 시리(Siri)에 사용된 자연어 처리 기술 특허도 여기에 포함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노키아가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 사업을 매각한 이후에 특허를 주된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크로스 라이선싱 방식으로 노키아의 특허 소송을 회피할 수 있었으나 노키아가 휴대폰 사업을 접은 이후에는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노키아가 스마트폰 사업을 매각한 이후 특허를 주된 매출원으로 삼고 있다"며 "알카텔-루슨트 인수를 통해 지적재산권 비즈니스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분기 노키아의 전체 영업이익의 40%는 특허 라이선싱으로부터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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