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뒤흔든 기업 사건, 갤노트7 발화·웰스파고 유령계좌"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올해 전 세계의 시선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미국 대선 등의 정치 이벤트들에 쏠렸지만 글로벌 기업들 역시 다사다난한 해를 보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2016년을 뒤흔든 기업 사건'으로 ▲화이자-앨러간 합병 무산 ▲웰스파고 유령계좌 사건 ▲삼성 갤럭시 노트7 발화 ▲애플-미 연방수사국(FBI) 보안 공방 ▲트위터 인수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등을 꼽았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아일랜드 보톡스 제조사 앨러간의 합병 무산은 조세회피용 인수합병(M&A)을 막으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미 재무부가 지난 4월 세금 회피용 합병 금지규정을 만들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M&A를 위한 화이자와 앨러간 3년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이는 비료제조업체 CF인더스트리의 네덜란드 경쟁사 OCI 합병을 무산시키는 등 다른 거래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FT는 그러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조세회피 퇴치 노력이 친(親) 기업적인 도널드 트럼프 정부 아래서 원점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웰스파고의 유령계좌 사건은 월가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고객의 동의 없이 200만개의 깡통 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존 스텀프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고 직원 5300여명이 해고됐다. 웰스파고는 1억8500만달러의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탄탄한 소매영업을 바탕으로 금융위기 이후 급성장해온 은행의 성공신화도 막을 내렸다. 이 일을 계기로 미국 금융당국은 월가 대형은행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테러범들이 사용했던 아이폰의 잠금장치 해제를 둘러싸고 발생한 애플과 FBI 사이의 갈등은 민간 정보기술(IT) 기업이 정부에 얼마나 협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을 낳았다. 미국 정부는 애플에 스마트폰 잠금장치를 해제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라고 명령했지만 애플은 소비자 보안 침해를 들어 거부했다. 이후 수개월간 애플 행동에 대한 찬반 시위위와 불매 운동, 법정 싸움 등이 이어졌고 결국 FBI가 제3자의 도움으로 암호를 풀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FT는 갤럭시노트 7 발화 사건도 삼성전자의 글로벌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 사건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