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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15도…사랑의 온도탑, 사랑이 절실하다

시계아이콘01분 24초 소요

 사람은 누구나 사랑 받길 원한다. 사랑을 말하는 노래나 시, 소설에 귀를 기울인다. 사랑을 얘기하는 드라마나 영화에 푹 빠지기도 한다. 사랑을 하면서 또 한편으로 사랑을 받으면서 사랑을 배우고 실천해 간다.


 한 해의 끝자락에 섰다. 기부와 나눔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자신은 물론 이웃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돌아 볼 때다. 매년 세밑에 벌어지는 이웃사랑은 차가운 겨울을 녹이는 훈훈한 정이다. 참여하는 방식이나 직업군도 다양하다. 행상이나 국밥장사로 어렵게 번 돈을 내놓는 이들도 많다. 재능기부 활동으로 정을 나누기도 한다.

 여유 있는 사람은 그렇다 해도, 없는 처지인데도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사랑의 실천을 통해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사는 곳'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거리에서 울리는 구세군 종소리가 가냘프게 들린다. 행인들의 발걸음을 끌기 위해 핸드벨을 힘차게 흔들지만 대부분 외면하고 지나친다. 자선냄비엔 동전 떨어지는 소리도 드물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눈금도 별반차이가 없다. 15도(14일 현재)에서 얼어붙어 움직이질 않는다. 지난해 같은 날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40도에 육박했다.


 사랑의 온도탑은 연말연시 목표 모금액을 설정하고 목표액을 1%를 달성할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식이다. 올해 캠페인 목표액은 3,588억원이다. 지난해보다 2.5% 늘어났지만 달성할 지 미지수다. 아직 모금 초반이라 하더라도 걱정되는 상황이다.


 사실 이런 저조한 실적은 캠페인 시작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 9월말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이 기부문화를 움츠러들게 한 탓이다. 더 큰 이유도 있다.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이 겹치면서 기업들의 기부 활동까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기업들은 '누가 더 통 크게 기부했나'로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기부 문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올해 대기업 중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낸 기업은 손에 꼽을 수준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사뭇 달라진 세밑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사랑의 온도탑 건너 교보문고 빌딩에 '광화문 글판'이 있다. 겨울편인 글판엔 이런 글귀가 실려 있다.


 "열려 있는 손이 있고/주의 깊은 눈이 있고/ 나누어야 할 삶, 삶이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시인 폴 엘뤼아르(Paul Eluard)의 시 '그리고 미소를(Et un sourire)' 에서 뽑아온 구절이다. 글판은 시민들이 바쁜 일상 속에 미처 돌아보지 못한 주변을 살피고, 먼저 손을 내밀어 희망을 나누며 살아가자는 뜻을 담았다. 마주 보고 차(茶)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은 소통과 공감을 표현했다.


 지금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시기다. 내가 어렵다고 느끼면 우리 이웃들 중에는 나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이웃들이 있다.


 먼저 주변을 살피고 손을 내밀어 보자. 성금이나 기부도 전염이 된다고 한다. 손 내민 따뜻한 마음들이 번지고 번져 '열병'처럼 전염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퇴근길, 구세군의 가냘픈 종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겠다.


 조용준 사진부장ㆍ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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