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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 밥심 대란]정부 쌀 격리조치 약발 받을까?…성난 農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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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 밥심 대란]정부 쌀 격리조치 약발 받을까?…성난 農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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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쌀 25만t 조기 매입…쌀 도매가, 최근 일주일새 소폭 상승
농민들 "쌀값 안정에 턱없이 부족" 반발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 4일 충청북도 청주시 충북도청 앞에서 농민들의 삭발식이 열렸다. 한국쌀전업농충북도연합회 회원 5명은 쌀값 폭락에 따른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이날 머리를 삭발했다. 지난 1일에는 경남도청 앞에서 농민들이 나락 40kg들이 포대 500여개를 도로에 흩뿌리는 사건도 발생했고, 지난달 30일 경기도 여주시청 앞에는 벼 수십포대가 쌓아 올려졌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속담이 무색하다. 최근 수년간 대풍으로 쌀 공급량은 계속 늘고 있지만, 소비는 대폭 줄면서 쌀값 폭락으로 성난 농민들이 불만이 표출하고 있다. 정부가 잇따라 쌀 시장 안정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상품 쌀 평균 도매가격(20㎏)은 3만2400원으로, 지난달 31일 30900원에서 1500원 가량 올랐다. 하지만 1년전 3만7120원, 평년 4만1980원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가격이다. 중품 쌀 도매가격 역시 3만400원에서 한달새 600원이 올랐지만, 1년전 3만6120원이나 평년가격 4만873만원보다 훨씬 낮다.


쌀 산지가격은 21년만에 최저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80㎏)은 12만9628원으로 조사됐다. 10월 햅쌀 가격으론 1995년의 11만5875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햅쌀은 10월부터 시장에 나오는데 보통 재고 쌀에 비해 가격이 2.6~7.0%(2013~2015년 기준) 오른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햅쌀 가격이 처음 반영된 지난달 5일 거래가는 13만4076원으로 이전 조사일(9월 25일)보다 0.48% 오르는 데 그쳤다. 햅쌀 가격은 이달 15일 13만1808원으로 2268원(1.7%) 떨어지더니, 지난달 25일 결국 12만원대로 하락했다.


쌀값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매년 400만t이 넘는 쌀이 생산되며 풍년을 기록하고 있지만, 쌀 소비량은 계속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62.9㎏으로 2006년 78.8㎏보다 25.2%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에 쌀 생산량은 7.4% 줄어드는 데 그쳤다. 올해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등 쌀 기피가 더해지면서 소비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쌀값이 수직낙하면서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말부터 쌀 격리조치를 시작했다. 농림부는 쌀값 폭락에 따른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달 18일 올해 생산된 쌀 25만t을 연내 농가로부터 매입키로 결정했다. 시장 격리조치는 쌀 실수확량이 결정되는 11월 중순 이뤄지지만 격리효과를 높이기 위해 보름 가량 앞당겨졌다.


하지만 농민들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성명을 내고 "25만t이 추가되더라도 공공비축미 수매량이 61만t으로 전체 생산량의 14%밖에 되지 않아 쌀값을 안정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쌀 재고량이 만만치 않은 점도 골칫거리다. 지난 8월 말 현재 쌀 재고량은 175만t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권장한 우리나라의 쌀 적정 재고량인 80만t의 두 배에 육박했다.


이에 농림부는 지난 2일 사료용 쌀 공급을 올해보다 확대하고 작년보다 1개월 앞당겨 내년 1월부터 조기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공급되는 사료용 쌀은 2013년산으로서 물량은 약 24만t(현미 기준)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여전히 “축복이어야 할 풍년이 무능한 정부로 인해 저주로 바뀌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무분별한 쌀수입과 쌀 재고관리가 부른 결과”라고 반발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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