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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패션의 대명사' 트렌치코트 실종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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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더위 길어져 입는 기간 짧아져 판매 감소
패션업체들도 잇따라 생산물량 줄어

'가을패션의 대명사' 트렌치코트 실종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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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직장인 황모(34)씨는 올 가을 트렌치코트를 구입하려다가 급격히 추워지는 날씨 탓에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지난해 사놨던 가을 재킷도 한 두번 밖에 입지 못했기 때문이다. 황씨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여름날씨였는데 이달들어 급격히 추워져 가을이 없어진 것 같다"면서 "트렌치코트를 사놓고 장롱에만 둘 것 같아 구매 여부를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가을 패션의 대명사' 트렌치코트가 사라졌다. 초가을 더위가 추석연휴까지 이어지면서 트렌치코트를 찾는 고객이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패션기업도 최근 5년간 가을 주기가 짧아진 것을 고려해 물량을 줄이면서 트렌치코트 시장 규모도 쪼그라들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오픈마켓 옥션은 지난달부터 이달 10일까지 브랜드 트렌치코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 남성 트렌치코트 판매도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G)마켓에서도 트렌치코트 매출은 8% 줄었다. 서울 기준 최저기온이 8도 안팎까지 떨어진 이달 1~10일 판매도 20% 급감했다.

트렌치코트를 입는 사람들이 줄어든 데는 날씨 영향이 크다. 통상적으로 트렌치코트 주 판매시기는 9월부터 10월 초까지다. 10월 중순부터 겨울 점퍼와 코트를 판매한다. 하지만 올해는 9월 말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트렌치코트를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전년의 절반으로 줄었다. 백화점은 이미 쇼윈도우에 겨울옷을 전시하기 시작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트렌치코트는 날씨에 좌우되는 상품군"이라며 "올해처럼 더위가 길면 트렌치코트 입는 기간이 짧아 판매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트렌치코트류를 추가 생산(리오더)하는 브랜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업체는 트렌치코트 생산물량도 줄였다. 패션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보브와 지컷은 올해 트렌치코트의 물량을 30% 줄였다. 트렌치코트가 핵심품목인 빈폴ㆍ헤지스ㆍ타미힐피거 등 트레디셔날 브랜드도 초도 물량만 소화하고, 추가로 물량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매장에서 트렌치코트를 구매하는 수요는 줄었지만 일정 기간 저렴한 가격으로 새 옷을 입을 수 있는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늘었다. SK플래닛에서 내놓은 대여서비스 프로젝트앤에서 일교차가 커진 10일 트렌치코트 등 아우터를 대여한 고객수는 지난 일주일(3~9일)보다 213% 증가했다.


겨울에도 활용 가능한 니트류와 카디건의 매출도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옥션에서 여성 카디건 매출액은 181% 늘었다. 이에 따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보브는 올해 캐시미어 100% 니트 카디건을 처음으로 출시했다. 현재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재생산을 준비 중이다. 핸드메이드 코트의 판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헤지스도 니트류 물량을 2배 늘렸고, 매출 역시 15% 성장했다.


김애영 보브 기획 담당 파트장은 "최근 편안한 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캐주얼한 아우터가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올해 여성복에서는 트렌치코트 대신 모직코트와 카디건이 주력 제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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